'중앙은행의 여름휴가' 잭슨홀 개막…워시 의장 28일 기조연설
27~29일 와이오밍서 개최…韓시간 밤 11시 워시 취임 첫 잭슨홀 연설
PCE 3.7%로 예상 웃돌아 9월 인상 확률 44%…장기금리·연준 독립성도 시험대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주요 중앙은행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미국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이 27일(현지시간) 막을 올린다. 올해 시장의 관심은 취임 후 처음 잭슨홀 무대에 서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끈질긴 인플레이션에 어떤 해법을 제시하고 다음 달 금리 결정에 얼마나 힌트를 줄지에 쏠린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올해 잭슨홀 심포지엄은 27~29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금융 혁신: 결제와 정책에 대한 함의'(Financial Innovation: Implications for Payments and Policy)다. 디지털 결제와 스테이블코인 등 금융 혁신이 통화와 은행 시스템,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최대 관심사는 28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8일 오후 11시) 예정된 워시 의장의 기조연설이다. 지난 5월 취임한 워시가 연준 의장 자격으로 잭슨홀 연단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연설은 특히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불과 3주가량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장은 워시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직접 언급할지보다 어떤 조건에서 연준이 다시 긴축에 나설 수 있는지, 즉 자신의 '반응 함수'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할지 주시하고 있다.
연설을 앞두고 나온 물가지표는 워시에게 매파적인 재료를 하나 더 얹었다.
미 상무부가 26일 발표한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6월의 3.6%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시장 예상도 소폭 웃돌았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상승률 역시 3.3%로 전월과 같아 기조적인 물가 압력이 좀처럼 약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지표 발표 직전 약 36%에서 발표 후 44% 수준으로 뛰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이후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하고 있다.
워시는 취임 이후 물가를 연준 목표인 2%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지만, 이를 위해 실제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더욱이 워시는 전임자인 제롬 파월과 달리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줄이고 경제지표와 금융시장을 통해 정책 방향을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침묵'의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잭슨홀에서도 9월 결정을 직접 예고하기보다 물가와 고용, 금융여건 가운데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지 설명하는 데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애덤 포즌 소장은 워시가 장기적인 정책 철학보다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지표가 바뀌지 않는다면 "향후 몇 달 안에 금리 인상을 검토할 이유가 있다"는 정도의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번 연설에서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미 국채시장이다.
최근 미국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3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결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두 배로 늘리는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섰지만 금리 하락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는 시장 가격을 통해 통화정책의 방향을 찾아가도록 하겠다는 워시의 접근법과도 미묘한 긴장을 만들고 있다. 워시는 그동안 장기금리 상승을 시장이 스스로 경제와 정책 전망을 재평가하는 과정으로 보는 태도를 보여온 반면 베선트는 최근 장기금리가 경제의 펀더멘털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며 직접 대응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잭슨홀에서 워시가 장기금리와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가 향후 연준과 재무부 관계를 가늠할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워시의 메시지도 관심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금리와 국채시장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워시가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책무와 행정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지 시장이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최근 채권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이번 연설이 워시에게 자신의 정책 접근법과 연준의 독립성을 명확히 할 중요한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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