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AI 매출 질주 2028년까지"…엔비디아 내년 70% 성장 전망

월가 예상 45% 크게 웃돌아…실적발표 후 시간외 4%대 상승
수요 가속에 공급 부족까지…"AI 인프라 구축 전속력"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7월 24일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7.25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AI 투자 열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매출이 약 70% 증가할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AI 투자 둔화와 거품을 둘러싼 우려를 완화하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 넘는 상승세를 유지중이다.

콜렛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6일(현지시간) 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2028회계연도(2027년 2월~2028년 1월) 매출이 약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약 4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크레스 CFO는 현재 공급이 충분했다면 성장률이 이보다 더 높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정도 규모에서도 믿기 어려울 만큼 수요가 가속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전망을 보면 내년 우리의 성장세가 두 배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장기 성장 전망을 내놓은 것은 AI 투자 열기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AI 가속기 공급업체인 엔비디아의 실적은 AI 산업 전반의 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역시 AI 수요가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AI 인프라 구축은 전속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본격 양산에 들어간 베라 루빈(Vera Rubin)은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실적도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지난달 26일 끝난 2027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962억 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22달러였다. 월가 예상치는 각각 925억 달러와 2.09달러였다.

핵심인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890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 858억 달러를 넘어섰다. 아마존과 구글 등 대형 클라우드 업체인 하이퍼스케일러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현 분기 전망도 예상보다 강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을 1080억 달러에서 ±2% 범위로 전망했다. 시장 예상치 1052억달러를 웃돈다.

최근 엔비디아는 높아진 시장 기대 때문에 호실적만으로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어려웠다. 지난 16개 분기 연속 월가 매출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최근 6차례 실적 발표 다음 날 가운데 5차례 주가가 하락했다.

이번에도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한때 1% 넘게 밀렸지만 장기 성장 전망이 공개된 뒤 상승 반전해 시간외 거래에서 4% 넘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수익성에는 부담이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현 분기 매출총이익률을 약 74%로 전망했으며 2027회계연도 4분기에는 71~72%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2028회계연도에는 72~73%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엔비디아뿐 아니라 AI 산업 전반의 문제로 부상했다. AI 모델을 학습하고 구동하는 데 막대한 메모리가 필요해지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잡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메모리가 자사 AI 칩과 함께 패키징되는 만큼 비용 상승분을 반영해 고객들에게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통보한 상태다.

AI 기업들에 대한 엔비디아의 대규모 금융지원이 자사 제품 수요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순환금융'이라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크레스 CFO는 엔비디아의 투자 약정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공급업체와 맺은 장기 구매계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여러 업체에 약정을 통해 지원해온 것의 대부분은 아주 중요한 한 가지, 바로 공급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오픈AI를 비롯한 AI 모델 개발업체와 데이터센터 사업자 등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이런 투자가 AI 도입을 앞당겨 궁극적으로 자사 제품 수요를 늘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들이 자체 AI 칩 개발을 확대하는 가운데 오픈AI는 최근 자체 개발한 '할라페뇨(Jalapeno)' 프로세서가 시험에서 엔비디아의 현행 제품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 접근도 여전히 변수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일부 AI 칩에 대해 중국 판매를 허용했지만 중국 정부가 구매를 제한하면서 판매 확대에 제약을 받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