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미·일 엔화 공조, 달러 기축통화 지위 흔들 가능성 낮아"
"日 활용한 美국채담보 달러대출, 오히려 달러시스템 강점 보여줘"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골드만삭스가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을 내놨다. 일본의 엔화 방어를 미국이 지원한 것은 오히려 달러 금융 시스템의 강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7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미국이 일본의 엔화 방어를 지원했다고 해서 달러가 세계 최대 기축통화 지위를 잃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일본은 약 30년 만에 공동으로 엔화 매수·달러 매도 개입에 나섰다. 일본은 미국 국채 최대 해외 보유국인 만큼, 이번 공조가 미국 국채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앞으로도 일본의 국채 매각을 사실상 막으려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이는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달러 신뢰도 약화에 대한 우려를 크지 않다고 봤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이번 공조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부정적이라는 주장에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은 연준의 외국 중앙은행 대상 달러 대출창구인 FIMA(외국·국제통화당국 레포기구)를 근거로 들었다. FIMA는 외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단기 차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일본은 이번 엔화 방어 과정에서 미국 국채를 직접 매각하지 않고도 필요한 달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골드만은 "평상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자본시장을 통해 외환보유액을 운용하고, 위기 시에는 FIMA를 통해 즉시 달러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이 달러 체제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 재무부의 이번 조치와 FIMA 제도의 활용은 현재 어떤 통화도 달러의 유용성, 네트워크 효과, 금융 인프라를 따라올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번 공동개입이 국제 외환질서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일본의 엔화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유로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한 뒤에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당국자들에게 이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주요 중앙은행 간 사전 조율 없이 개입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움직임을 달러 패권 약화와 연결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평가했다. 과거에도 각국이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매각하거나 달러 유동성을 활용한 사례가 있었지만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이 FIMA 제도를 통해 미국 국채를 처분하지 않고도 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은 달러 금융시스템의 깊이와 유동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골드만은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월에도 일부 국가들이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미국 국채를 매도했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문제 삼지는 않았다.
골드만은 "이처럼 시장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국채 매각은 오히려 달러 시스템의 유동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사례"라며 "달러의 국제적 역할을 장기적으로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골드만은 달러 패권에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며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달러의 국제적 위상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미·일 공동 엔화 방어를 달러 패권 약화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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