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코스피 급락에 대외신뢰 흔들…'투자 힘든 시장' 인식"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슐리 렌 "극심한 변동성에 外人 투심 위축"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국민연금 국내주식 비중 조정 등 문제도"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8.00포인트(p)(5.12%) 내린 6257.45,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7.59포인트(p)(2.44%) 오른 737.35로 마감했다. 2026.8.3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한국 증시의 최근 급락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투자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슐리 렌은 4일(현지시간) 코스피가 27거래일 만에 약 40% 급락한 것은 2015년 중국 증시 폭락에 버금가는 충격이라며, 단순히 인공지능(AI) 관련주 조정이 끝나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렌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는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견조하고, 코스피가 낮은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등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급락 과정에서 훼손된 시장 신뢰가 더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코스피의 극심한 변동성을 지적했다. 올해 코스피는 하루 5% 이상 등락한 날이 33일로, 닛케이225(4일)와 홍콩 항셍지수(0일)를 크게 웃돌았다. 렌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주가 움직임을 증폭시키면서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증시 개혁 기대 속에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된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폭락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며, 인기 있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가 6월 고점 대비 최대 84% 하락했고 약 36만 개의 증권 계좌가 강제 청산됐다고 전했다.

렌은 이번 급락이 오랫동안 한국 증시를 따라다닌 '코리아 디스카운트' 인식을 다시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과 달리 한국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 국내 시장을 떠나 나스닥 등 해외 증시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국민연금이 코스피 급락을 막기 위해 국내 주식 비중 조정 원칙에서 벗어난 것도 시장 왜곡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렌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을 "투자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평가했던 배경에는 정부 정책 실패와 투자자 보호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비슷한 문제가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당국이 시장 신뢰 회복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정책 방향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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