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금리 안올리면 채권시장이 올린다"…美30년물 19년래 최고

아폴로 "워시 의장 포워드가이던스 폐기에 국채금리 요요처럼 움직여"
채권왕 건들락 "2% 목표 진심이면 말보다 행동 필요하다는 반응"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준금리 결정 후 기자회견이 방송되는 화면을 바라보며 거래하고 있다. 2026.07.2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5연속 동결했고 채권시장은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며 연준을 압박했다. 연준이 포워드가이던스(사전 안내)를 사실상 폐기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실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르스텐 슬록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연준이 포워드가이던스를 버리면서 채권시장이 역사적인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국채금리가 "요요(yo-yo)처럼 요동쳤다"고 말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3.50~3.75%로 다섯 차례 연속 동결했다. 하지만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구체적인 신호를 제시하지 않았고, 시장은 9월 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기자회견 도중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70%에서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슬록은 "시장이 의지할 만한 단서가 거의 없었고 오늘 결정의 근거가 무엇인지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워시 의장의 새로운 소통 방식이 채권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워시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시장의 '있는 그대로의(unfiltered)' 반응을 보기 위해 포워드가이던스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슬록은 "포워드가이던스가 사라지면서 시장은 데이터를 스스로 해석해야 하고 그 결과 변동성이 커졌다"며 "장기 국채시장은 연준의 신뢰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이날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인 5.22%를 넘어선 데 대해 "채권시장이 연준 대신 긴축에 나선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우리가 올리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건들락은 CNBC 인터뷰에서 "연준이 정말로 물가상승률을 2%까지 낮추고 싶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 목표 달성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며 향후 몇 년 안에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건들락은 이날 국채시장의 움직임이 연준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2년물 국채금리는 하락한 반면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30년물 금리는 5.213%까지 치솟으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4.68%대로 상승했다.

그는 "2년물은 연준이 시간을 끌고 있다고 판단한 반면 장기채 투자자들은 '연준의 강경한 발언을 믿으려면 실제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전문가 모두 연준의 금리 동결 자체보다 '말과 행동의 괴리'를 더 큰 문제로 지목했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2% 물가 목표에는 한 치의 후퇴도 없다"며 필요하면 주저하지 않고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신호는 의도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슬록은 워시 의장이 시장이 데이터에 따라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환경을 만들려 하지만 그 대가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 내부의 소통 태스크포스는 포워드가이던스를 없애면 시장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과 시장 반응을 있는 그대로 보겠다는 워시 의장의 철학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6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5%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준의 정책 신뢰도를 시험하는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