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동결 우세하지만 인상 배제 못해…금리선물 베팅 사상 최대
통상과 달리 FOMC 직전에도 동결·인상 전망 엇갈려
시타델 "깜짝 인상" vs CNBC "워시, 동결 무게"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월가의 전망이 좀처럼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고 있다. 금리 동결이 여전히 우세한 시나리오지만 예상 밖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 연방기금금리 선물 포지션은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블룸버그와 CNBC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을 30~40% 수준으로 반영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 연방기금금리 선물의 미결제약정(미청산 계약)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미결제약정은 지난 24일 90만9714계약으로 종전 최고치를 넘어선 데 이어 27일에는 96만7136계약까지 증가했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은 선물계약 수로 시장 참가자들의 포지션 규모를 나타낸다. 미결제약정이 급증했다는 것은 연준 결정 방향을 둘러싼 투기적 베팅뿐 아니라 예상 밖 금리 인상에 대비한 헤지 수요가 동시에 커졌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알렉스 만자라 R.J.오브라이언앤드어소시에이츠 파생상품 중개인은 "이번 계약은 연준이 금리를 올릴지, 아무것도 하지 않을지를 둘러싼 확률을 직접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연준이 시장 예상을 거의 벗어나지 않아 FOMC 직전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이 실제 결정과 2~3bp(1bp=0.01%p)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드물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계약 가격 자체가 불확실성을 반영하면서 거래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도 전망은 엇갈린다. 시타델증권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프랭크 플라이트 거시전략 책임자는 "시장은 연준의 매파적 전환 정도를 다시 한번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며 "이번 주 금리 인상은 연준이 더 이상 모든 정책을 사전에 예고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예상 밖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조기에 억제하고 워시 의장의 물가 대응 의지를 시장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연준의 독립성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라이트는 최근 발표된 고용과 물가 지표가 다소 완화됐지만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며, 중동 긴장으로 다시 높아진 국제유가도 금리 인상 쪽으로 무게를 싣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금리를 올리면 나중에 더 큰 폭의 긴축이 필요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재개되며 국제유가는 다시 급등했고, AI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과 반도체 수요 증가 역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FOMC 내부에서도 일부 위원들이 즉각적인 금리 인상을 주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CNBC는 워시 의장이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이유는 워시 의장이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이나 AI 투자 확대를 곧바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해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워시는 지난 15일 상원 증언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관련해 "특정 가격 충격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특정 품목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AI 투자로 반도체와 전력 가격이 오르는 현상에 대해서도 "일회성 가격 변화를 반드시 인플레이션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공급 확대와 생산성 향상 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CNBC는 워시가 AI와 인플레이션 분석체계, 연준의 정책 커뮤니케이션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 만큼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금리를 인상하면 개혁 작업의 명분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워시가 취임 초기부터 예상 밖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정치적 논란까지 키울 수 있다는 점도 동결 전망의 근거로 제시됐다.
시장은 동결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면서도 예상 밖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는 불확실성으로 연방기금금리 선물 거래가 사상 최대 규모라며, 이번 FOMC를 앞둔 월가의 고민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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