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반도체주 동반 급락…아시아 AI 밸류체인 '휘청'
亞 반도체지수 7.5% 급락…코스피 11%·中 AI지수 5.1%↓
中반도체 자립·AI 자금부담 겹악재…"AI 수익성·메모리 가격 다시 본다"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끌었던 아시아 반도체주가 28일 급락세다.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자립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부담이 불거지면서 한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 증시까지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차익실현이 나타났다.
이번 조정은 특정 국가가 아닌 아시아 AI 공급망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흔들렸다는 점에서 기존 반도체 조정과는 결이 다르다고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문과 중국의 기술 추격 우려가 겹치면서 아시아 AI 공급망 전반이 재평가를 받는 분위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시아 반도체지수는 28일 장중 7.5% 급락해 지난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 코스피는 오후 들어서도 낙폭 11%대를 유지했고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13% 이상 낙폭이다. 오후 일본 닛케이225와 대만 가권(자취안)지수도 약 4%씩 밀렸다. 일본 반도체 키옥시아는 장중 18% 폭락했다.
여기에 중국 증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중국 CSI300지수는 장중 2.3% 하락하며 일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커촹(STAR)50지수는 4%, CSI AI지수는 5.1%, 반도체지수는 3.7% 각각 떨어졌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CXMT)는 상장 첫날 460% 가까이 폭등하며 시가총액 1위에 올랐지만 하루 만에 1.6% 하락했다. 기가디바이스와 캄브리콘 등 다른 반도체 종목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중국 국유기업이 침지식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양산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네덜란드 ASML의 독점을 깨고 중국 반도체 자립을 앞당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아시아 AI공급망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시장이 중국 반도체의 추격을 단순한 중국 호재보다 글로벌 공급 경쟁 심화의 신호로 받아 들인 것이다.
실제로 중국 반도체 장비·부품 업체인 난징 웨이브렝스와 ML옵틱은 장중 20%씩 상한가로 급등했지만 중국 기술주 전반은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 기술 발전이 일부 기업에는 호재였지만 AI 산업 전체로 보면 메모리 공급 확대와 가격 경쟁 심화 가능성을 키우면서 업종 전반의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전 뉴싱킹인베스트먼트의 판리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 통신에 "중국은 머지않아 고품질 메모리 반도체를 더 낮은 가격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변수와 함께 AI 투자 확대 자체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7500억달러 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는 오히려 AI 생태계의 과도한 자금 조달 구조를 재평가하는 기회로 작용했다. 엔비디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사상 최대 폭으로 뛰며 채권시장이 AI 투자 위험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메타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실적과 AI 설비투자 계획을 확인하기 전까지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기보다 관망하는 분위기다.
페퍼스톤의 딜린 우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채권시장이 주식시장보다 먼저 위험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당장 시장을 흔든 것은 중국 DUV 소식이지만 근본적으로는 AI 투자와 밸류에이션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티지 글로벌 프라임의 헤베 첸 애널리스트도 블룸버그에 "이번 매도세는 AI 투자 규모와 수익성, 기업가치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투자자들은 섣불리 저가매수에 나서기보다 AI 투자 확대가 정당화될 수 있는 더 강한 증거를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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