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6주 만에 주가 반토막…공매도 세력 23조원 '잭팟'
공모가 135달러 대비 15% 낮게 거래…유통주식 56% 대차
머스크 "공매도 세력 생존 가능성 낮아" 경고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상장 6주 차를 맞은 스페이스X 주식 거래에서 초반 승기는 공매도 세력이 잡은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며 상장 후 최저치까지 떨어지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의 평가이익은 155억달러(약 23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융분석업체 오텍스테크놀로지스는 스페이스X 공매도 투자자들이 지난 6월 중순 상장 이후 이달 21일까지 약 155억달러의 미실현 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 낮은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고 차익을 얻는 투자 전략이다.
스페이스X 주가는 상장 직후 한때 225.64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공모가 135달러를 밑돌았다. 22일에는 115.26달러까지 떨어져 상장 이후 최저치를 새로 썼고 23일은 3% 가까이 반등해 118.24달러로 마감됐다. 하지만 주가는 상장 후 최고가와 비교하면 약 49% 떨어졌고 공모가 대비로도 약 15% 낮은 수준이다.
주가 급락에도 공매도 투자자들은 포지션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약세 베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오텍스에 따르면 21일 기준 대차된 스페이스X 주식은 약 3억6000만주로 전체 유통주식의 약 56%에 달했다.
대차 주식은 공매도 등을 위해 투자자들에게 빌려준 주식으로 반드시 공매도에 사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 공매도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피터 힐러버그 오텍스 공동창업자는 "스페이스X 공매도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는 신호는 없다"며 "오히려 약세 베팅을 더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상장 당시부터 로켓 발사와 위성인터넷 사업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사업에 대한 기대가 기업가치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스페이스X가 부채를 동원해 AI 투자에 사실상 올인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일부 반영됐다. 스페이스X가 AI 인프라 확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경우 현금흐름과 재무 건전성이 압박받을 위험이 있다.
머스크가 이끄는 또 다른 기업 테슬라도 AI 인프라와 배터리 생산능력, 로보택시, 차세대 제조시설 투자를 확대하면서 2분기 잉여현금흐름이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재 공매도 세력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승리를 단정하기 어렵다.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 역시 상장 초기 공매도 세력의 집중 공격을 받았지만 이후 주가가 수년간 폭등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스페이스X공매도 투자자들을 향해서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그는 지난 17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스페이스X에 상당한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을 장기간 유지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썼다.
머스크는 과거 테슬라 경영 과정에서도 공매도 투자자들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를 상대로 한 약세 베팅은 높은 평가이익에도 불구하고 위험성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인과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거나 사업 성과가 시장 기대를 웃돌 경우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서둘러 되사야 하는 '쇼트 스퀴즈'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페이스X 주가는 상장 이후 간헐적으로 강하게 반등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저점을 낮추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는 높은 기업가치와 AI 투자 부담을 경계하는 공매도 세력이 머스크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한 셈이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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