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중요한 투자결정은 반도체"…블룸버그 칼럼이 던진 질문

AI 랠리 계속될까, 버블일까…거시경제·중국·개미 자금이 변수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올해 투자자들이 내려야 할 가장 중요한 결정은 단 하나다. 반도체주를 살 것인가 말 것인가.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 AFP=뉴스1

블룸버그 오피니언의 슐리 렌 칼럼니스트는 21일(현지시간) 이같이 진단하며 인공지능(AI) 열풍 속 반도체주가 올해 글로벌 증시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투자처가 됐다고 평가했다.

뉴욕 증시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올해 들어 간판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보다 57%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조정을 받았지만 암호화폐와 하이퍼스케일러, 귀금속 등 다른 인기 자산보다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다만 최근 급락 이후 시장은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고 칼럼은 지적했다.

엔비디아와 스페이스X에 초기 투자했던 개빈 베이커 등 강세론자는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보지만, 약세론자들은 AI 수혜주에서 헬스케어나 소비재 기술주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는 최근 홍콩 증시의 저평가 종목을 추천하며 AI 반도체 쏠림 현상에 경계감을 드러냈다.

"AI 반도체는 결국 거시경제 투자"

하지만 렌 칼럼니스트는 AI 반도체 랠리의 첫 번째 축을 거시경제라고 분석했다. 리서치업체 가베칼의 루이뱅상 가브는 반도체 강세를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나타나는 경기 확장에 대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경기순환 업종이자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근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41%가 글로벌 경기 호황을 예상했다. 또 61%는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스, 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올해 AI 투자 규모를 줄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확대나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등으로 거시경제 낙관론이 흔들리면 변동성이 큰 반도체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칼럼니스트는 경고했다.

공급 부족이 만든 '희소성 프리미엄'

반도체 랠리의 또 다른 배경은 공급 부족이다. AI 시대 핵심 부품인 D램 시장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3개 업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이들 모두 올해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

투자자들은 이런 과점 구조가 높은 수익성을 오래 유지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칼럼은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추격이 D램 시장의 진입장벽을 흔들 수 있는지, 반독점 규제 위험은 없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 공정거래당국은 메모리 인터페이스 제품의 가격 담합 의혹과 관련해 몽타주 테크놀로지(중국),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일본), 램버스(미국) 등을 조사했고, 몽타주 주가는 하루 만에 23% 급락했다.

"유동성이 밸류에이션만큼 중요"

칼럼은 마지막 변수로 유동성을 꼽았다. 대표 사례가 SK하이닉스다. 미국 상장 ADR은 한때 한국 상장 주식보다 50% 가까운 프리미엄에 거래됐다.

같은 회사를 나타내는 주식인데도 가격이 크게 벌어진 것은 기업가치보다 시장 자금 흐름이 주가를 좌우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칼럼은 설명했다.

특히 개인투자자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지, 헤지(회피) 움직임은 커지고 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렌 칼럼니스트는 "반도체 투자 여부는 올해 자산운용사들이 반드시 고민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며 "다만 AI 반도체 랠리가 워낙 가파르게 진행된 만큼 앞으로도 순탄하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