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첫 제휴 신용카드 출시…"애플처럼 금융생태계 도전"

바클레이스와 손잡고 삼성월렛 연동…기기 판매 넘어 금융서비스
월가 "스마트폰 둘러싼 금융 플랫폼 경쟁 본격화"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바클레이스와 함께 출시한 첫 제휴 신용카드 '삼성 갤럭시 카드'와 갤럭시 Z플립7. (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자체 브랜드 신용카드를 출시하며 금융서비스 사업 확대에 나섰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지갑을 중심으로 결제와 금융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 이용자를 붙잡으려는 전략으로, 월가에서는 애플과의 금융 플랫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영국계 은행 바클레이스와 손잡고 미국 시장에서 '삼성 갤럭시 카드(Samsung Galaxy Card)'를 출시했다.

삼성의 미국 첫 신용카드 프로그램이다. 비자(Visa) 결제망을 이용하며 카드 신청부터 계좌 관리, 소비 내역 확인, 포인트 적립과 사용까지 모두 삼성월렛에서 처리할 수 있다.

카드에는 연회비가 없으며 미국 내 삼성 제품 구매 시 5% 캐시백을 제공한다.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금액에는 2%를 돌려주는 등 삼성 생태계 이용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혜택도 포함됐다.

월가에서는 이번 카드 출시를 삼성이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넘어 금융 플랫폼 사업자로 영역을 넓히려는 신호로 평가한다.

하드웨어 판매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결제와 금융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를 자사 생태계에 묶어두는 전략이 애플에 이어 삼성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삼성이 미국 금융서비스 사업을 확대하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역시 삼성 기기 구매를 위한 금융 옵션을 강화하는 동시에 향후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북미 핀테크사업 총괄부사장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바클레이스와의 관계는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협력"이라며 "모든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고객에게 의미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함께 개발해 나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디지털 지갑을 중심으로 금융 생태계를 확대하는 경쟁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결제뿐 아니라 대출과 리워드, 금융관리까지 스마트폰 안에서 해결하도록 만들어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애플과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미 애플페이와 애플카드를 통해 미국 금융서비스 시장에 진출했으며, 올해 골드만삭스를 대신해 JP모건체이스를 새로운 카드 제휴사로 선정했다.

이제 삼성 역시 자체 신용카드를 앞세워 결제와 금융서비스를 자사 생태계 안으로 끌어 들이는 발판이 마련됐다.

바클레이스 역시 삼성이라는 핵심 파트너를 끌어 들일 수 있게 됐다. 항공사와 크루즈 회사 중심이던 제휴 카드 사업을 기술기업으로 확대하며 미국 소비자금융 사업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스는 2024년 제너럴모터스(GM)와 신용카드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온라인 대출 플랫폼 베스트에그(Best Egg)를 인수하는 등 미국 소비자금융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데니 닐런 바클레이스 미국 소비자은행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삼성과의 제휴는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사례"라며 "브랜드와의 전략적 제휴 시장은 매우 활발하며 앞으로도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