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미 K3는 GPU보다 HBM 수혜"…AI 메모리 투자론 다시 부상
딥시크와 달리 2.8조개 매개변수 저장에 1.4TB 필요
블룸버그, AI 경쟁 심화에도 메모리 수요는 확대 전망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의 최신 AI 모델 '키미(Kimi) K3'가 반도체주 급락의 도화선이 됐지만, 오히려 AI 메모리 수요를 더욱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연산 효율은 높였지만 모델 규모 자체가 훨씬 커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키미 K3 공개 이후 시장은 지난해 초 딥시크(DeepSeek)의 'R1 쇼크'를 떠올리며 AI 반도체주를 대거 매도했다. 당시 딥시크가 적은 연산으로도 고성능 AI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면서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6000억 달러 증발했다.
지난 18일 공개된 키미 K3 역시 AI 연산 효율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반도체주 조정을 촉발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키미 K3와 딥시크 R1은 핵심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딥시크는 AI 모델을 학습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한 연산량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키미 K3는 훨씬 더 거대한 모델을 기반으로 연산 효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키미 K3는 총 2조 8000억 개의 매개변수(parameter)를 갖춘 중국 최대 규모 AI 모델이다. 작업을 수행할 때 필요한 일부 매개변수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희소성 비율(sparsity ratio)'을 크게 높여 연산 효율을 개선했다.
하지만 전체 매개변수는 여전히 메모리에 저장해야 한다. 저정밀 데이터 형식으로 압축하더라도 모델 전체를 저장하려면 약 1.4테라바이트(TB)의 메모리 용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키미 K3를 실제 서비스에 활용하려면 엔비디아의 블랙웰 GB300과 같은 대용량 메모리를 탑재한 AI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HBM과 엔비디아의 최신 AI 플랫폼, TSMC의 첨단 반도체 생산에 대한 수요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문샷은 오는 27일 키미 K3의 모델 가중치(weights)를 공개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문샷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직접 AI 모델을 운영할 수 있게 되지만, 대규모 서비스를 위해서는 여전히 막대한 AI 하드웨어를 구축해야 한다.
중국 AI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알리바바도 지난 주말 2조400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큐원(Qwen) 3.8-맥스' 미리보기 버전을 공개했다. 아직 벤치마크 결과는 발표하지 않았지만 최상위 AI 모델과 맞먹는 성능을 목표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AI 기업들이 자국산 AI 반도체에 맞춰 모델을 최적화하면서 중국 반도체 생태계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에 중국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ChiNext) 지수는 20일 장중 한때 3.6%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키미 K3와 알리바바의 신형 AI 모델 공개는 AI 최전선 경쟁이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미국 기업 중심에서 중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국 AI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은 약해질 수 있지만, 더 강력한 AI 모델을 구현하기 위한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첨단 반도체 등 AI 인프라 투자는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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