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코스피 불장 이재명 브랜드, 레버리지 ETF로 시험대"

"'카지노 증시' 비판에 자본시장 개혁 첫 고비"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463.81포인트(6.37%) 하락한 6820.60, 코스닥은 37.59p(4.53%) 하락한 791.84로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4.3원 내린 1480.4원을 기록했다. 2026.7.16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코스피 5000'을 내세우며 한국 증시 부양을 이끌었던 이재명 대통령이 AI 반도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후폭풍이라는 예상치 못한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의 가장 주목받는 혁신으로 평가받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이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골칫거리(headache)로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출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는 AI 투자 열풍과 맞물려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였지만 최근 반도체주 급락과 함께 변동성을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코스피는 6월 고점 대비 약 25% 하락했고,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이 AI 대표 종목의 주가 등락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이번 논란이 "이재명 대통령 정치 브랜드의 핵심을 건드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주가치 제고와 자본시장 선진화를 앞세워 한국을 글로벌 투자시장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이 대통령이 이제는 국내 증시가 지나치게 투기화돼 '카지노'처럼 변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글로벌 반도체 조정과 맞물려 더욱 커졌다. 뉴욕 증시에서는 AI 투자 과열에 대한 경계심 속에 반도체주가 급락했고, 중국 문샷(Moonshot)의 신규 AI 모델 공개는 지난해 딥시크 충격을 떠올리게 하며 첨단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를 키웠다.

여야 정치권도 레버리지 ETF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정부 개입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는 3만5000명 이상이 참여했고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신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을 중단하고 거래 규제를 강화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혼란이 "이 대통령의 대표적인 성과 가운데 하나였던 증시 부양 정책마저 가릴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게리 탄 올스프링 글로벌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이 대통령의 과제는 한국의 AI 육성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개인투자자 중심의 거품과 급락 사이클을 피하는 것"이라며 "결국 투자심리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블룸버그에 "정부는 특정 주가지수 수준이나 단기 시장 움직임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다"며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이 AI 공급망 핵심 국가로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했지만, 지금은 그 성공이 오히려 정치적 부담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시장이 "상당히 불안정하다"며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고, 이후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ETF 투자 최소 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투자자 교육도 강화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규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3~4주의 시차가 있어 단기적인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규제가 강화될 경우 개인투자자 자금이 해외 상장된 한국 레버리지 ETF로 이동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