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닫은 워시 vs 소신 발언 연준인사들…금리 소통 '다른 길'
워시 이틀 연속 의회 출석…"데이터 보라" 금리 입장에 침묵
쿡 이사 "디스인플레 없으면 행동"…뉴욕연은 총재 "인플레 정점 지나"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도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을 지킨 반면, 다른 연준 인사들은 잇달아 금리 판단 기준을 공개하며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워시 의장은 이번 주 상·하원 의회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은 내 임기 동안 영구적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금리를 언제 어떻게 조정할지에 대해서는 끝내 구체적인 신호를 주지 않았다.
워시 의장은 의회 출석 둘째날인 15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대차대조표와 기준금리 등 모든 정책 수단을 검토해 필요하면 대응하겠다"면서도 금리 인상과 동결, 인하 모두 가능한 선택지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워시 의장은 '침묵 전략'이 의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을 제대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적어도 나는 연준이 이전보다 더 신중하게 소통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월가 사람들은 내가 예전처럼 정보를 주지 않는다고 벌써 불만을 갖고 있다"며 "경제전망요약(SEP)의 점도표(dot plot)에 내 점 하나만 있었더라도 모든 것이 해결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른 위원들과 달리 자신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를 제출하지 않았다. 대신 시장에는 "연준을 보지 말고 데이터를 보라(Play the ball, not the Fed)"고 주문했다.
반면 다른 연준 인사들은 자신의 '반응 함수(reaction function)', 즉 경제 상황에 따라 어떤 정책을 선택할지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AI 투자 확대와 관세, 중동 전쟁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당분간 인플레이션 흐름을 더 지켜보는 것이 신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신호가 나타나지 않으면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보다 완화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물가가 여전히 약 4%로 너무 높지만 정점을 지났고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점진적으로 둔화할 고무적인 이유들이 있다"며 현재 통화정책이 "적절한 위치(well-positioned)에 있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몇 달간 물가 둔화가 이어지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하며 향후 정책 판단 기준을 공개했다.
로이터는 이 같은 차이가 워시 의장이 연준의 소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이 지나치게 많은 정책 신호를 시장에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으며,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통해 통화정책 운영과 대외 커뮤니케이션 방식 전반을 재검토하도록 했다. 태스크포스는 오는 12월까지 개선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다만 연준 내부에서는 이러한 접근에 동의하지 않는 목소리도 나온다. 윌리엄스 총재는 정책위원들이 자신의 경제 전망과 금리 전망을 시장에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실상 워시 의장의 '침묵 전략'과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연준은 오는 28~29일 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회의를 앞두고 공개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은 오는 18일부터 시작된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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