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요즘 증시는 투자보다 도박…가치주 찾기 어려워졌다"

CNBC 인터뷰서 투기성 금융상품 범람 비판…"도박꾼 키우는 게 돈 되니"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2019년 5월 3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최근 미국 증시의 투기 열풍을 강하게 비판하며 "모두가 도박을 선호하는 시장에서는 저평가된 가치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버핏은 15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모두가 도박을 선호할 때는 가치를 찾기가 어렵다(It’s tough to find values when everybody is preferring gambling)"며 장기 투자보다 단기 투기에 치우친 최근 시장 분위기를 꼬집었다.

올해 95세인 버핏은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을 장기간 보유하는 투자 철학을 고수해 왔다.

그는 "기회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쏟아지는 시기도 있지만, 몇 년에 하나 좋은 투자 기회를 찾는 것만으로 운이 좋은 때도 있다"며 "후자가 정상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간은 도박을 너무 좋아해서 투자자를 키우는 것보다 도박꾼을 키우는 편이 더 돈이 된다"며 현재 금융시장 세태를 꼬집었다.

버핏은 올해 들어서도 시장의 투기 성향을 여러 차례 비판해 왔다. 지난 5월에는 "오늘날 증시는 카지노가 딸린 교회(church with a casino attached) 같다"고 표현하며 하루 만기 옵션(0DTE) 거래 급증을 '도박'에 비유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과 함께 옵션, 레버리지 ETF, 예측시장 등 투기성 금융상품이 급속히 확산하는 상황에서 버핏의 발언은 단기 수익보다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는 장기 투자 원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 증시는 올해 AI 투자 열풍을 바탕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개인투자자들은 AI 반도체주와 최근 상장한 스페이스X, 각종 옵션과 레버리지 ETF로 몰리고 있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칼시와 폴리마켓 같은 예측시장까지 급성장하며 스포츠 경기와 정치 이벤트는 물론 주가 방향에도 돈을 거는 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버핏의 발언을 전하며 '도박 경제(gambling economy)' 확산 속에서 나왔다고 평가했다.

칼시는 최근 자산 가격의 상승과 하락에 베팅할 수 있는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을 출시했고, 스포츠 계약도 확대하면서 도박과 투자의 경계가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칼시의 타렉 만수르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금융시장이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하게 작동한다고 느끼는 투자자들이 예측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많은 이용자들은 기존 시장이 자신들에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느낀다"며 "그들이 우위를 점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측시장은 스포츠 도박 규제를 우회하고 도박 중독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에 칼시는 최근 미국 문제도박협회에 가입하고, 미성년자의 이용을 막기 위한 안면인식 기반 연령 확인 법안도 지지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