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맨큐의 경제학' 저자·'실리콘밸리 AI 전문가' 안드레센 영입

AI·물가·데이터 등 5개 태스크포스 외부 전문가 15명 공개
"연준이 연준 평가 안 한다"…올해 말 개혁 권고안 목표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2026.6.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화려한 외부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연준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경제학 교과서 '맨큐의 경제학' 저자인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투자자 마크 안드레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서전트 뉴욕대 교수, 빅데이터 경제학의 권위자인 라즈 체티 하버드대 교수 등이 이름을 올리며 학계와 산업계를 대표하는 '드림팀'이 꾸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처럼 연준 내부가 아닌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들에게 개혁 방향을 맡기겠다는 점에서 워시 체제의 색깔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연준은 9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생산성, 물가, 데이터 활용, 대차대조표, 정책 커뮤니케이션 등 5개 핵심 분야를 재검토할 태스크포스(TF)를 이끌 외부 전문가 1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워시 의장은 지난달 16~17일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TF 구성을 발표한 바 있다. 연준은 이들 TF가 직원들의 지원을 받되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정책 권고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읽히는 경제학 교과서인 '맨큐의 경제학'의 저자인 하버드대 그레고리 맨큐다.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지낸 대표적인 거시경제학자로, 이번에 인플레이션 TF 공동 책임자를 맡았다.

실리콘밸리 최대 벤처캐피털인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의 공동창업자이자 AI 낙관론자로 알려진 마크 안드레센은 생산성과 고용 TF 공동 책임자로 참여한다. AI가 생산성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또 빅데이터와 실시간 경제지표 분석의 권위자인 하버드대 라즈 체티 교수는 데이터 TF를 공동 이끈다. 체티 교수는 미국 국세청 세금자료와 카드결제, 휴대전화 위치정보 등 방대한 실시간 데이터를 경제 분석에 접목한 '빅데이터 경제학'의 대표 학자로, 코로나19 당시 미국 경제 활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분석으로 주목받았다.

202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뉴욕대 토머스 서전트 교수도 인플레이션 TF에 합류했다.

브라질과 영국, 인도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전직 중앙은행 수장들도 TF에 참여한다.

워시 의장은 성명에서 "미국 경제는 지난 한 세대 동안 크게 변했고 지금만큼 급격하게 변화한 적은 없었다"며 "각 TF는 연준의 정책 수단과 분석 도구, 정책 접근 방식이 개선될 수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목표는 단순하다"며 "이 중대한 시기에 연준이 책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TF 운영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워시 의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올해 말까지 권고안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TF는 △데이터 △인플레이션 △생산성과 고용 △연준의 정책 커뮤니케이션 △대차대조표 운영 등 5개 분야를 담당한다. 특히 AI가 생산성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실시간 데이터 활용 확대는 워시가 취임 전부터 연준의 개혁 과제로 꾸준히 강조해온 분야다.

워시는 2006~2011년 연준 이사를 지낸 뒤 연준의 통화정책 운영과 수조 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 유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또 경제 현실을 보다 신속하게 반영하는 실시간 데이터 활용과 AI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로이터는 이번 TF 구성이 최근 연준의 정책 검토가 내부 분석과 토론 중심으로 진행됐던 것과 달리 외부 전문가들에게 개혁 방향을 맡겼다는 점에서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TF 권고안은 정책 제안의 출발점일 뿐이며 실제 제도 개편은 FOMC 위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연준의 근본적인 정책 변화는 전통적으로 광범위한 내부 합의를 거쳐 추진돼 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