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대표주"…美 상장으로 재평가 기대
HBM 공급부족·엔비디아 효과 여전…"미국 투자자 접근성 높아져"
"아시아 AI 기업들도 ADR 상장 잇따를 수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증시 입성을 앞둔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월가의 시선은 단순한 기업공개(IPO)를 넘어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대표 기업에 대한 '재평가'에 가깝다.
최근 AI 반도체주 조정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며 미국 상장이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할인(코리아 디스카운트)을 일부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과 관련해 침체됐던 아시아 기업들의 미국 상장 시장을 되살릴 수 있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관투자가 주문이 모집 물량의 7배를 웃돈 것은 최근 AI 반도체 투자심리가 다소 흔들렸음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메모리 반도체 성장성에는 여전히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킹앤드스폴딩의 잭 데이비스 파트너는 블룸버그에 "이번 거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같은 산업에 있는 다른 기업들도 미국 투자자들의 수요를 활용하기 위해 비슷한 길을 선택하는지 지켜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 블룸버그는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 역시 ADR 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AI 인프라와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상장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이 자금 조달보다는 기업가치 재평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선두 업체임에도 미국 경쟁사인 미크론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며 미국 상장으로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기술조사업체 퓨처럼그룹의 최고경영자(CEO) 대니얼 뉴먼은 로이터에 "SK하이닉스는 시장점유율과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에서 앞서고 있으며, 미크론은 전력 효율성과 미국 시장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HBM 시장 자체에 대한 낙관론도 이어지고 있다. 퓨처럼에퀴티스의 롤프 벌크 반도체 담당은 로이터에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HBM 시장은 올해 약 650억달러에서 내년 1200억달러, 2030년에는 290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AIST 전기전자공학부 유회준 교수도 로이터에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이어지는 한 SK하이닉스는 대체하기 어려운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AI 반도체주가 차익실현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월가는 이를 수급 악화보다 단기적인 투자심리 변화로 보는 분위기다.
유니온방케프리베(UBP)의 베이선 링 전무는 블룸버그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며 "최근 시장이 다소 불안해했을 뿐 AI 메모리 투자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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