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美·이란 협상 재개 기대에 2% 하락…"호르무즈 전면 봉쇄는 안 본다"

미군 추가 공습에도 카타르·파키스탄 중재 지속
씨티 "트럼프, 증시·채권시장 고려해 조기 협상 복귀할 것"

하메네이의 시신을 실은 항공기를 호위하는 이란 전투기. 2026.07.09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에도 양국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에 2% 넘게 하락했다.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면 봉쇄나 전면전 가능성은 아직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2.2% 내린 배럴당 7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도 약 2.0% 하락한 72.08달러에 마감했다.

유가는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미군이 이란 내 약 90개 목표물을 추가 공습하면서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이번 공습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유조선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틀 연속 이뤄졌다.

이란은 바레인과 쿠웨이트, 카타르, 요르단에 있는 미군 자산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맞대응했다고 국영 매체가 보도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번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되기보다 다시 협상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유가는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카타르와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중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앤디 리포우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 대표는 CNBC방송에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봉쇄될 것으로는 보고 있지 않다"며 "긴장과 소강상태가 반복되는 새로운 국면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 충돌이 이어지는 기간과 유조선 운항이 가능한 상대적 안정기가 반복되는 '새로운 정상(new normal)'을 시장이 예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도 미국과 이란이 수주 안에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씨티는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란 모두 중동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되는 수준의 확전으로 얻을 것이 없다"며 "양측 모두 협상으로 돌아갈 유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금융시장 안정이 중요한 변수라고 평가했다.

씨티는 "트럼프 대통령은 강한 주식시장과 안정적인 채권시장을 선호해 왔다"며 "이 점이 비교적 이른 시일 내 협상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운항은 이번 주 들어 보안 우려로 둔화했지만, 시장은 아직 원유 공급이 장기간 중단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