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 교수 "AI, 컴퓨터 혁명급 생산성 향상까진 힘들다"
2010년 노벨경제학상 피사리데스 "고속 생산성 시대 끝나"
AI 지나친 낙관론 경계…"미·영 일자리 40%는 AI 영향 제한적"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LSE) 교수가 인공지능(AI)이 서방 경제를 과거 컴퓨터 혁명 수준의 생산성 성장 시대로 되돌려 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I가 일부 산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렸던 1980~1990년대 정보기술(IT) 혁명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노동시장과 자동화 연구로 2010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피사리데스 교수는 7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고 실제로 목격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AI가 IT혁명 시대와 같은 생산성 증가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빠른 생산성 성장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일자리의 최대 40%는 AI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간호와 숙박·외식업 등 대면 서비스 직종을 예로 들며 "이들 분야에서는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영국 왕립경제학회 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도 낙관론에 의문을 제기했다. 금융 등 AI 활용도가 높은 산업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루려면 생산성이 대폭 개선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높은 생산성 증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빠른 생산성 성장의 시대가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AI가 일부 산업의 생산성을 개선할 가능성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시장의 기대처럼 경제 전반의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의 발언은 AI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는 최근의 낙관론과 대비된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AI를 전기처럼 모든 산업을 바꾸는 범용기술이라고 평가했고,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도 AI가 새로운 산업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국 중앙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 역시 AI가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끌어올릴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피사리데스 교수는 AI의 경제적 파급력이 컴퓨터 혁명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AI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느냐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경제 전반의 성장률을 끌어올릴 만큼 강력한 생산성 혁신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실제 AI가 거시경제 생산성을 얼마나 높일지는 아직 논쟁이 진행 중이다. AI 낙관론자들은 현재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는 초기 단계인 만큼 생산성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반면 피사리데스 교수는 지금까지 확인된 데이터를 근거로 AI가 과거 컴퓨터 혁명과 같은 생산성 도약을 재현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그는 "1980~1990년대 컴퓨터 혁명에 버금가는 새로운 생산성 붐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높은 생산성 증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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