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흔드는 홍콩 레버리지 ETF…AI 랠리 증폭기의 역설

자산 130억달러로 불어 세계 최대 단일종목 ETF로
본주 움직일 수준…블룸버그 "하이닉스 주가, AI 버블 가늠자"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0.31p(4.46%) 내린 7933.1, 코스닥은 24.82p(2.67%) 내린 904.53, 달러·원환율은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2.6원 내린 1552.3원에 개장했다. 2026.7.2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이제 전세계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보여주는 대표 종목을 넘어 글로벌 AI 버블 우려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평가했다.

특히 홍콩에 상장된 초대형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SK하이닉스 주가의 상승과 하락을 모두 증폭시키면서 한국 증시를 넘어 글로벌 반도체주와 나스닥의 변동성까지 키우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2일 세계 최대 AI 메모리 기업 SK하이닉스를 추종하기 위해 만들어진 홍콩 상장 레버리지 ETF가 이제는 SK하이닉스 주가를 움직이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집중 조명했다.

홍콩의 레버리지 ETF가 AI 투자 열풍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하락장에서는 변동성을 키우는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홍콩에 상장된 'CSOP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약 9개월 만에 운용자산이 130억달러 규모로 불어나 세계 최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로 성장했다. ETF 자산 규모는 현재 SK하이닉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의 약 두 배에 달한다.

변동성이 큰 날에는 해당 ETF와 또 다른 레버리지 상품이 SK하이닉스 거래량의 최대 3분의 2를 차지하기도 한다.

시장에서는 이제 해당 ETF가 단순히 주가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AI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면 ETF로 자금이 몰리고, ETF는 다시 SK하이닉스 주식을 대거 매수하면서 상승폭을 키운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ETF는 기계적으로 비중을 줄이기 위해 매도에 나서면서 낙폭을 확대하는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매크로리스크어드바이저스의 딘 커넛 최고경영자(CEO)는 "SK하이닉스가 S&P500을 무너뜨린다는 뜻은 아니지만 이는 더 큰 흐름의 일부"라며 "AI 대표 기술주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상승기에 작동했던 피드백 메커니즘이 하락기에도 그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와 코스피 하락이 "매우 빠른 매도세(an onslaught of very fast selling)"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실제 지난주 코스피가 10% 급락하며 기술주 매도가 전 세계로 확산됐고 나스닥도 3% 가까이 하락한 사례를 거론했다.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AI 투자 심리 변화가 한국 증시를 넘어 글로벌 반도체주와 미국 기술주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SK하이닉스는 이제 AI 버블 우려를 가늠하는 글로벌 바로미터(global barometer to measure AI bubble angst)가 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AI 대표 종목인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이 글로벌 AI 투자 심리의 척도가 됐다는 의미다.

다만 블룸버그는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약 290억달러 규모의 미국 상장이 성사될 경우 주식 유동성이 늘어나 레버리지 ETF의 시장 영향력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