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첫 국제무대…"말 줄이고 체질개선·2% 물가 고수" 원칙 제시
WSJ "포워드가이던스 축소"·블룸버그 "연준 개혁"·로이터 "독립성 강조"
금리경로 대신 의사결정 방식 강조…실시간 데이터 활용도 예고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취임 후 첫 국제무대인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신트라 포럼에서 금리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연준이 앞으로 어떻게 소통하고, 어떤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며, 무엇을 최우선 가치로 둘 것인지를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워시가 첫 국제무대에서 구체적인 금리 경로를 제시하기보다 연준의 의사결정 방식과 소통 철학 자체를 바꾸겠다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정책안내) 축소와 2% 물가목표 고수, 연준 운영체계 개편이라는 원칙을 국제사회에 처음 공식화한 행보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워시는 이번 포럼에서 앞으로 연준은 시장과의 소통은 줄이는 대신 물가 안정과 제도 개혁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WSJ는 시장과의 소통 방식 변화에, 블룸버그는 연준 체제 개편에, 로이터는 물가 목표와 연준 독립성에 각각 주목했다.
WSJ는 워시가 시장에 금리 힌트를 제공하는 기존 소통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워시는 최근 몇 주간 인플레이션 기대와 물가 상승 위험이 완화됐다고 진단하면서도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끝까지 언급을 피했다.
대신 워시 의장은 신트라 포럼 연설 이후 기자회견에서 "회의실 문을 닫고 들어가 좋은 가족 토론(good family fight)을 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이 연준으로부터 더 많은 정책 신호를 원한다는 지적에 대해 워시는 "시장 참가자들은 생각보다 연준의 의도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굳이 금리 경로를 미리 제시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워시가 7월 회의 결과에 대해 어떠한 사전 가이던스도 제시하지 않은 채 시장과의 사전 소통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WSJ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워시의 '연준 체제 전환(regime change)'에 초점을 맞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워시는 영국 중앙은행(BOE) 전 총재 머빈 킹을 연준 커뮤니케이션 태스크포스 공동의장으로 영입했다. 또 소통 방식과 대차대조표, 경제 데이터 활용, 생산성과 고용, 물가목표 체계를 점검할 5개 태스크포스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때로는 외부인의 시각이 사안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다"며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워시가 대차대조표 정상화도 장기 과제로 제시한 점에 주목했다. 워시는 "18년에 걸쳐 이렇게 큰 대차대조표를 만들었는데 이를 18주 만에 줄일 수는 없다"며 금리 정책을 다시 연준의 핵심 정책 수단으로 되돌리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또 점도표와 관련해서도 "당분간은 유지되겠지만 이를 검토하는 태스크포스가 있다"고 말해 향후 제도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는 워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연준의 독립성과 2% 물가목표를 거듭 강조한 점을 핵심으로 꼽았다.
워시는 "연준이 물가상승률 2% 이상을 용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실망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오랫동안 독립적인 중앙은행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정책 결정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시는 "1년 안에 연준이 실시간 데이터를 더 적극 활용해 통화정책을 결정하고 정부의 후행 통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며 AI 기술 발전에 맞춰 정책 운영 방식도 현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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