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7월1일부터 철강관세 25%→50%…무관세물량 절반으로 '뚝'
새 수입관리제도 시행…자국산업 보호·트럼프 관세 대응
'용해·주조' 원산지 규정도 도입…중국산 우회수출 차단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유럽연합(EU)이 7월 1일(현지시간)부터 철강 수입 규제를 대폭 강화한다. 무관세 수입 물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할당량을 초과하는 수입 철강에는 기존의 두 배인 50% 관세를 부과한다.
철강이 최초로 용해·주조된 국가를 원산지로 인정하는 새 규정도 도입해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을 차단한다.
EU 이사회는 지난 8일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철강 수입관리 규정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새 규정은 6월 30일 만료되는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제도를 대체해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새 제도는 연간 무관세 철강 수입 물량(TRQ)을 1834만 5922톤으로 제한한다. 이는 지난해 기준 무관세 수입 규모보다 47% 줄어든 수준이다.
할당량을 초과하는 수입품에는 기존 25%였던 관세를 50%로 인상한다.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과 제3국을 통한 EU 회원국으로의 우회 수출 증가에 대응해 역내 철강산업 보호를 강화하자는 취지다. 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노르웨이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EU는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과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한 무역 전환을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철강 관세를 50%로 인상하면서 미국 시장으로 가지 못한 철강이 EU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EU는 특히 '용해·주조(Melt and Pour)' 원산지 규정을 새로 도입했다. 지금까지는 최종 가공 국가를 원산지로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철강이 처음 용해돼 슬래브나 빌릿 등 고체 형태로 주조된 국가를 원산지로 판정한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생산한 반제품을 베트남 등 제3국에서 압연만 거쳐 EU에 수출하는 방식의 우회 수출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수입업체는 제철소가 발급하는 밀 테스트 인증서(MTC) 등을 통해 생산 이력을 증명해야 한다.
EU는 이와 함께 시장 상황에 따라 제도를 수시로 손질할 수 있도록 검토 체계도 강화했다. 일정 기간 시행 후 제품군 확대 여부와 제도 효과를 평가해 필요한 경우 적용 범위를 조정할 방침이다.
EU가 철강 규제를 강화한 것은 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다. EU 이사회에 따르면 글로벌 철강 초과 생산능력은 2027년 7억 2100만톤으로 EU 연간 철강 소비량의 5배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여파로 EU 철강업계는 2007년 이후 약 10만 개의 일자리와 6500만 톤의 생산능력을 잃었으며, 지난해 설비 가동률도 67%에 그쳤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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