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치, 삼성에 1.7억달러 손배 요구…英법원 배상액 심리 착수
영국 법원서 손배액 재판 진행…삼성 "앱 매출 고작 1000달러"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스위스 시계업체 스와치그룹이 갤럭시 스마트워치 워치페이스 디자인을 둘러싼 상표권 분쟁과 관련해 삼성전자에 1억7000만달러(약 2625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영국 법원이 이미 삼성의 상표권 침해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이번 재판에서는 스와치가 요구한 1억7000만달러의 손해배상액이 적정한지가 핵심 쟁점이다.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와치는 런던 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손해배상 심리에서 삼성전자와 앱 개발사 퀀텀(Quantum)이 자사 유명 시계 디자인을 무단으로 복제한 워치페이스를 판매·배포해 막대한 브랜드 가치 훼손과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며 1억7000만달러의 배상을 요구했다.
이번 소송은 삼성전자가 직접 워치페이스를 제작한 것이 아니라 삼성 갤럭시 스토어를 통해 제3자 개발사의 워치페이스 앱이 유통된 데서 비롯됐다.
해당 앱에는 오메가, 론진, 티쏘, 해밀턴 등 스와치그룹 산하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법원은 앞서 삼성의 상표권 침해 책임을 인정했으며, 현재는 손해배상 규모를 산정하는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스와치는 침해 앱이 소비자들에게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고 라이선스 사업 기회를 빼앗았다며 삼성이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또 스와치는 문제가 된 앱이 영국과 유럽연합(EU)에서 약 16만 건 다운로드됐으며, 명품 시계 브랜드의 가치와 희소성을 훼손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와치는 자사 브랜드를 스마트워치 업체에 라이선스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가상의 라이선스 계약 가치를 기준으로 산정한 손해액이 1억7000만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 측은 침해 워치페이스는 모두 제3자 개발사가 제작한 것으로, 문제가 제기된 직후 즉시 삭제 조치했다고 반박했다. 또 해당 앱 판매로 앱 전체 매출은 1000달러, 삼성 몫은 300달러에 불과해 배상액이 실제 피해에 비해 과도하다고 맞서고 있다. 삼성은 스와치가 제시한 손해액 산정 방식이 실제 소비자 피해나 매출 감소를 입증하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스마트워치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통 시계 브랜드와 IT 기업 사이 지식재산권 분쟁이 확대되는 사례라고 FT는 전했다.
워치페이스는 스마트워치 화면에 아날로그 시계 디자인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로, 소비자들이 명품 시계와 유사한 디자인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스위스 시계업체들은 자사 브랜드 가치와 상표권을 침해한다며 관련 소송을 잇달아 제기해왔다.
FT는 이번 재판 결과가 스마트워치 플랫폼 운영사의 책임 범위와 디지털 워치페이스의 지식재산권 보호 기준을 가르는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이번 사건은 브렉시트 이전 제기된 소송이어서 영국 법원이 영국뿐 아니라 EU 전역에서 발생한 손해배상까지 판단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스와치는 미국에서도 삼성을 상대로 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미국 법원은 영국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절차를 중단한 상태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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