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맥북·아이패드 가격 전격 인상…AI 메모리 대란에 소비자 부담 전가
맥북 최대 300달러·아이패드 최대 200달러 올라…주가 6% 급락
팀 쿡 "40년 만에 처음 보는 상황"…메모리 가격 3분기 새 4배 급등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애플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급등한 메모리와 저장장치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인상했다. AI 메모리 공급 부족이 반도체 업체를 넘어 완제품 가격까지 끌어올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맥북과 아이패드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300달러 인상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부품 가격 상승을 더 이상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렵다"고 밝힌 이후 처음 단행한 공식 가격 인상이다. 가격 인상 폭은 제품별로 최대 300달러에 달했다.
보급형 맥북 네오는 599달러에서 699달러로 100달러, 맥북 에어(512GB)는 1099달러에서 1299달러로 200달러 각각 올랐다. 맥북 프로(1TB)는 1699달러에서 1999달러로 300달러 인상됐다.
아이패드 에어(128GB)는 599달러에서 749달러로, 아이패드 프로 와이파이(256GB)는 999달러에서 1199달러로 각각 150달러와 200달러 올랐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AI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확대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례 없는 부품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며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가격 인상 발표 이후 애플 주가는 이날 6% 이상 급락하며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반도체 업체에는 호재지만, 애플 등 빅테크의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앞서 쿡 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100년에 한 번 있을 만한 홍수와 같은 상황"이라며 "40년 넘게 업계에 있었지만 어떤 분야에서도 이런 일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은 최근 3개 분기 동안 약 4배 급등했다. 메모리 업체들이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확대하면서 일반 메모리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메모리 가격 급등은 마이크론 등 반도체 업체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했고, 매출총이익률도 39%에서 84.9%로 뛰어 엔비디아와 메타를 웃돌았다.
애플은 그동안 가장 저렴한 모델을 단종하거나 저장용량이 큰 모델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하는 방식으로 평균판매가격(ASP)을 높여 왔다. 지난 5월에도 256GB 맥 미니를 단종하면서 시작 가격을 599달러에서 799달러로 올린 바 있다.
시장에서는 AI 기능 고도화가 앞으로도 제품 가격 인상을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애플이 향후 출시하는 모든 아이폰에 12GB 램(RAM)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온디바이스 AI 기능과 차세대 시리(Sir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IDC는 2022년 이후 출시된 아이폰의 약 54%가 새로운 시리의 모든 AI 기능을 지원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더 높은 메모리 사양의 신제품으로 교체하면서 애플의 평균판매가격은 올해 약 1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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