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비트코인 100억달러 옵션 만기 임박…추가 매도 압박
강세 베팅 대거 무산 가능성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비트코인이 100억달러(약 15조4000억원) 규모의 옵션 만기를 앞두고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관투자가의 자금 이탈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 기조,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옵션 만기가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암호화폐 옵션 거래소인 데리비트(Deribit)에서는 26일 오후 4시(싱가포르 시간, 한국시간 오후 5시) 약 10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옵션이 만기를 맞는다.
이번에 만기되는 옵션은 데리비트 전체 미결제약정의 약 37%를 차지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만기되지 않았거나 청산되지 않고 살아 있는 파생상품 계약이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포지션 조정과 시장조성자의 헤지 거래가 집중되면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만기 물량의 상당수가 비트코인 상승에 베팅한 콜옵션으로 구성된 만큼, 최근 가격 하락으로 강세 포지션이 대거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데리비트의 장다비드 페키뇨 최고사업책임자(CCO)는 "중기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했던 포지션이 현물가격 하락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며 "시장 전반의 강세 콜옵션 포지션이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전날 뉴욕장에서 한때 5만9023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일부 반등했지만 25일 오후 싱가포르 시장에서는 6만8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로는 50% 이상 하락한 상태다.
기술적으로도 비트코인은 장기 추세를 가늠하는 200주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통상 이 수준을 밑돌면 장기 약세장의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옵션 만기 자체가 시장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테서랙트그룹(Tesseract Group)의 애덤 헤임스 자산운용 책임자는 "옵션 만기는 기존 포지션을 정리하는 과정일 뿐 추세 자체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분기 말과 여름철을 앞둔 거래량 감소 국면에서 대규모 옵션 만기가 겹치면서 어느 한쪽으로 가격이 과도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파생상품 시장 밖의 투자 환경도 악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 상장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달 들어 약 30억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스트래티지 역시 재무건전성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우려로 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에 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와 높은 미국 국채 금리도 암호화폐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라이멀펀드의 공동창업자 그리핀 아든은 "연준의 매파 발언과 높은 국채금리는 투자자들이 유동성 축소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유동성이 위축되는 환경에서 비트코인은 대체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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