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마진도 제쳤다"…마이크론 이익률 85%, 美빅테크 선두

"메모리 부족 2027년 이후도 지속"…삼전닉스에 호재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소재 마이크론 본사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칩 수요가 폭증하면서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와 메타를 제치고 미국 빅테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24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이 84.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 74.9%, 1년 전 39%에서 급등한 것으로 회사 창립 이후 최고 수준이다.

마이크론의 수익성이 미국 주요 기술기업 가운데 가장 높다는 점에 월가 투자자들은 주목한다고 CNBC방송과 야후파이낸스는 전했다.

메타의 최근 분기 매출총이익률은 81.9%,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는 75%였다. 브로드컴은 69.5%, 마이크로소프트는 67.6%, 알파벳은 62.4%를 기록했다.

마크 머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총이익률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며 회사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오랫동안 경기 변동에 따라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범용 메모리 업체로 평가받았지만, AI 시대 들어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엔비디아와 AMD, 구글 등 AI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메모리가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병목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마이크론의 가격 결정력도 크게 높아졌다.

애플을 비롯한 소비자 전자기기 업체들도 메모리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메모리 가격 급등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일부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론은 이러한 호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주요 고객들과 수년간 물량과 가격을 보장하는 전략적 고객계약(SCA·Strategic Customer Agreement)을 확대하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가격 하한선이 설정된 계약을 통해 과거 어떤 메모리 호황기보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AI 수요와 구조적인 공급 제약으로 메모리 시장의 공급 부족은 2027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실적은 한국 반도체 업계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AI용 HBM 시장의 선두 업체인 SK하이닉스(000660) 역시 AI 메모리 공급 부족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한국 증시에서는 AI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로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마이크론의 실적은 메모리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삼성전자(005930) 등 글로벌 메모리 3사가 모두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구조적인 수혜를 이어갈 수 있다는 낙관론에 힘이 실린다.

미국 투자은행 서스퀘해나의 메흐디 호세이니 애널리스트는 CNBC에 "30년 동안 메모리 산업은 저평가돼 왔지만 이제는 고객들이 프리미엄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 됐다"며 "AI 시대에는 메모리가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