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發 AI 조정, 숨고르기냐 전환점이냐…마이크론 실적 촉각

코스피 10% 급락 하루 후 24일 반등 시도
마이크론 분기 실적, 韓시간 25일 새벽 발표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시황이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2.95포인트(1.86%) 상승한 8356.79, 코스닥은 13.61포인트(1.53%) 오른 905.13으로 출발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2원 내린 1534.9원에 장을 열었다. 2026.6.24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한국 증시가 인공지능(AI) 반도체주 급락으로 사상 다섯 번째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가 반등을 시도 중이지만 상승 동력은 다소 불안한 모습이다.

10% 폭락했던 코스피는 하루 뒤인 24일 장 초반 반등을 시도하며 점심 무렵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가 마감을 30분 정도 남겨 놓고 2.8%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유럽 증시 개장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을 전망하는 기사에서 "이제 칩(반도체)을 현금화할 때인가"라는 제목을 달았다.

AI 반도체 랠리가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우려 속에 투자자들이 본격적인 차익실현에 나설 시점인지 시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로이터는 미국 투자은행 BNY 분석을 인용해 "최근 코스피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던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약해지기 시작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금융당국이 최근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우려를 나타낸 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최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개인투자자들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AI 열풍을 주도했던 반도체주 급락 이후 투자 열기가 식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시장의 관심은 24일 뉴욕 정규장 마감 후 발표되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실적으로 쏠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마이크론이 장기 공급계약 체결이나 고객사의 선급금 지급 여부를 공개할지 주목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열기가 여전히 강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마이크론 실적은 한국발 반도체 조정이 단순한 숨고르기인지, 아니면 AI 투자 열풍의 본격적인 전환점인지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투자자들의 기대가 매우 높아진 상태에서 마이크론이 '좋은 실적'이 아니라 '매우 좋은 실적'을 내놔야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6월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반도체주 매수"를 현재 시장에서 가장 붐비는 거래(crowded trade)로 꼽았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AI 반도체주에 투자자 자금이 지나치게 몰려 있어 작은 악재에도 매도세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월가의 다수 투자자들은 AI 버블이 아직 붕괴 단계에 진입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현재 AI 투자 사이클이 버블 붕괴 전 단계인 '도취(euphoria)'나 '차익실현(profit-taking)' 국면이 아니라 여전히 성장 초기에 해당하는 '붐(boom)' 단계에 있다고 답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