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2.2% 하락…반도체지수 7.8% 급락, AI 거품론 재부각[뉴욕마감]

실적 발표 앞둔 마이크론 13% 폭락…엔비디아·AMD·퀄컴 동반 약세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 증시가 인공지능(AI)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락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과도한 자본지출(CAPEX)과 부채 증가 우려가 확산하면서 올해 시장을 이끌었던 메모리·반도체 종목들에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579.56 포인트(2.22%) 급락한 2만 5587.03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107.33포인트(1.45%) 내린 7365.46에 마감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5.87포인트(0.09%) 하락한 5만 1666.84를 나타냈다.

이날 낙폭은 반도체주가 주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7.8% 급락했다.

엔비디아와 알파벳이 4%, 1% 하락한 가운데 AMD와 퀄컴은 각각 5%, 8% 떨어졌다. 인텔도 4% 밀렸고 마벨 테크놀로지도 9% 급락했다.

특히 올해 AI 메모리 랠리를 주도했던 마이크론은 13%, 샌디스크는 13% 폭락했다. 데이터 저장장치 업체 시게이트 테크놀로지도 6% 넘게 하락했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반도체(SMH)는 7% 급락했고 기술주 ETF인 테크놀로지 셀렉트 섹터 SPDR(XLK)은 3% 떨어졌다. 스페이스X는 최근 3거래일 연속 급락 이후 1% 반등하며 기술주 약세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시장은 최근 잇따른 AI 투자 관련 뉴스들을 부정적으로 해석했다. 글로벌트의 토머스 마틴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최근 AI 관련 뉴스는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와 자본지출 규모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빅테크들의 AI 투자 경쟁이 과도한 부채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최근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에 나섰고 알파벳과 아마존 등도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앤드루 슬리먼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 인터뷰에서 "AI 수혜주들은 비싸다기보다 거래가 너무 한쪽으로 몰려 있다"며 "모멘텀 투자자들의 상징이 된 만큼 지금과 같은 급락은 오히려 건강한 조정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24일 장 마감 후 발표될 마이크론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 주가가 280% 가까이 급등한 마이크론의 실적과 가이던스는 AI 메모리와 반도체 업황 전반의 향방을 가늠할 핵심 이벤트로 꼽힌다.

최근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GPU 중심의 AI 투자 사이클이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단계로 확장됐다는 기대가 형성돼 왔다. 마이크론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AI 반도체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화정책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LSEG 집계에 따르면 시장은 현재 연준이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한 차례 인상 전망이 우세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매파적 기조가 확인되면서 미국 국채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26일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주목하고 있다. PCE는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다. CBOE 변동성지수(VIX)는 1주일여 만의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졌음을 보여줬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