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비둘기' 시카고 연은 총재 "美 인플레 잘못된 방향"
"고용보다 인플레가 더 문제"…워시 매파 기조에 힘 실어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대표적 비둘기파 인사로 꼽히는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마저 매파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굴스비 총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크게 웃돌며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공영라디오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와 인터뷰에서 굴스비 총재는 "노동시장은 상당히 안정적이지만 인플레이션은 목표를 크게 웃돌고 있으며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자동차 창밖을 보거나 식료품점에 가면 알 수 있듯 여전히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연내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월가 전망이 늘어나는 가운데 나왔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굴스비마저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고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의 커뮤니케이션 개편에 지지를 보내면서, 워시 체제의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가 연준 내부에서 점차 힘을 얻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굴스비는 지난해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에 반대했던 자신의 소수의견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더 확신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너무 앞당기고 싶지 않았다"며 "그 반대 의견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을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으로 보지는 않았다. 굴스비는 "스태그플레이션은 중앙은행 입장에서 악몽 같은 시나리오지만 현재는 고용시장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서비스 물가 상승세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관세나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서비스 물가는 역사적으로 매우 지속적인 경향이 있다"며 "이 부분이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굴스비는 연준이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을 일시적(transitory) 현상으로 판단했다가 대응에 실패했던 경험을 상기했다. 그는 "연준은 과거 충격이 곧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며 "신뢰성을 유지하려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워시 연준 의장이 첫번째 통화정책 회의를 주재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지난 17일 첫 FOMC 기자회견에서 워시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복귀할 때까지 제약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굴스비 총재는 워시 의장이 추진하는 포워드 가이던스 축소 및 커뮤니케이션 정책 개편에 대해 "신선하다(refreshing)"며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워시는 취임 이후 위원들의 금리 전망 공개와 미래 정책 방향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굴스비는 "카페인 디톡스(caffeine cleanse)와 비슷하다"고 비유하며 "매일 커피를 여러 잔 마시면 정말 필요할 때 카페인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처럼 포워드 가이던스도 남발하지 않아야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원회가 미래에 대해 예측한 내용이 실제와 달라질 때마다 연준의 신뢰성은 손상을 입는다"며 "금리 경로에 대한 추측성 발언을 줄이자는 접근에 상당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국 12개 지역 연은 총재들이 각 지역 경제 상황을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현재의 구조는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굴스비는 "연준의 가장 큰 강점은 다양한 지역의 독립적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점"이라며 "지역 기업과 제조업체들로부터 얻는 정보는 공식 통계에 나타나기 전 경제 변화를 알려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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