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인재 유출 비상…노벨상 수상자도 앤트로픽行, 알파벳 5% 급락
샤지어 이어 점퍼까지 경쟁사 이직…월가 "구글, AI 인재 전쟁 밀린다"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가 인공지능(AI) 핵심 인재들의 잇따른 이탈 소식에 급락했다. 불과 일주일 새 간판 연구원 두 명이 경쟁사로 옮기면서 구글이 AI 인재 확보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파벳 주가는 5% 넘게 하락했다. 장중 낙폭은 한때 7.2%까지 확대돼 지난 2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주가 급락의 직접적 계기는 구글 딥마인드 부사장인 존 점퍼의 퇴사 소식이었다. 점퍼는 주말 사이 직원들에게 회사를 떠나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주에는 구글의 대표 연구원 가운데 한 명인 노암 샤지어가 오픈AI로 이직한다고 발표했다.
월가에서는 잇따른 인재 유출을 단순한 이직 이상의 신호로 해석했다. 길 루리아 DA데이비슨 기술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구글이 AI 최전선(frontier AI) 인재 전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은 지난해 한동안 최고 수준의 AI 모델을 보유하며 AI 승자로 평가받았지만 이후 경쟁력이 약화했다"며 "최근 인재 이탈은 구글이 다시 뒤처지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점퍼와 샤지어는 모두 AI 모델 개발의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점퍼는 단백질 구조 예측 AI 모델 '알파폴드(AlphaFold)' 개발 공로로 2024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는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허사비스와 함께 AI를 활용한 생명과학 연구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가에서는 투자자들의 AI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루리아는 "투자자들은 AI 컴퓨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주식을 팔고 그 자금을 받는 기업들을 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 수혜주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6% 가까이 상승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AI 투자 사이클이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에서 반도체와 메모리 공급업체로 수익이 이동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점퍼의 이직은 특히 AI 코딩 소프트웨어 경쟁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점퍼는 구글의 AI 코딩 도구 개발팀 핵심 멤버였다. 하지만 구글은 최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AI 코딩 솔루션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앤트로픽과 오픈AI는 해당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투자정보지 바이털놀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이 미국 AI 최전선 기업으로 자리 잡으며 구글, 메타, xAI를 따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점퍼의 이탈은 구글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AI 산업의 경쟁 초점이 모델 성능에서 인재 확보와 기업용 서비스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핵심 연구인력 이동이 빅테크 기업들의 기업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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