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3% 급락…美, 이란 원유 판매 두 달 허용

미·이란 60일 평화 로드맵 추진…공급 확대 기대에 브렌트유 77달러대

이란 반다르 아바스 근처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선박들. 2026.6.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이 이란산 원유 생산과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국제유가가 3% 넘게 급락했다. 미국과 이란이 평화협상을 진전시키며 원유 공급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22일(현지시간)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3.3% 하락한 배럴당 77.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3% 내린 74.82달러로 마감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이란산 원유의 생산·운송·판매를 허용하는 60일짜리 특별 면허를 발급했다. 이에 따라 오는 8월까지 이란산 원유 거래가 가능해졌으며 미국 수입업체들도 달러화로 결제해 원유를 들여올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는 주말 스위스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상 이후 나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협상 종료 후 "매우 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중재국인 카타르와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이 60일 내 최종 합의를 목표로 하는 로드맵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번 주 내내 실무 협상을 이어가고 고위급 공동위원회를 구성해 협상 과정을 감독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재개 가능성을 경고한 직후 진행됐다. 특히 협상 기간 동안 이란이 다시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선언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재차 고조됐지만 시장은 군사적 긴장보다 원유 공급 정상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주 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최소 60일간 휴전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레바논을 포함한 역내 교전 중단이 포함됐다. 다만 이란은 미국이 레바논 휴전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이번 협상에서는 핵 프로그램이 아닌 휴전 이행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합의문 공개에 당분간 공급 부족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BC방송에 따르면 데이비드 로슈 퀀텀스트래티지 대표는 보고서에서 "탱커와 저장시설에 보관된 원유까지 포함하면 현재 중동 원유 공급은 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현재 공급 증가는 생산 회복이 아니라 재고 방출에 따른 결과"라며 "비축 물량이 소진되면 시장은 다시 공급 부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동발 공급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 전기차 전환 속도를 높여 오히려 장기 원유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유가 급등이 지속될 경우 소비자와 기업의 에너지 전환이 빨라져 장기적으로는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