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13개월 만에 최대폭 급등…워시 매파 본색에 엔화 161엔 근접

연준, 연내 인상 가능성 공식화…달러인덱스 100선 회복
엔화,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유로·파운드도 급락

미국 화폐 100달러와 일본 화폐 1천엔 지폐.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달러화가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급등했다. 연준이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열어두면서 투자자들이 달러 매수에 나선 결과다.

17일(현지시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장중 1% 넘게 뛰어 100.57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며 지난해 5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이다. 블룸버그 달러현물지수(Bloomberg Dollar Spot Index)도 0.7% 올라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세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는 워시 체제 첫 FOMC 결과가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으로 평가된 영향이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지만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사실상 철회했다. 경제전망(SEP)에 따르면 점도표를 제출한 위원 18명 가운데 9명이 연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기존의 금리 인하 편향 문구를 삭제했고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위원회는 물가안정을 달성할 것(We will deliver price stability)"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코페이(Corpay)의 칼 샤모타 수석 시장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워시 의장의 첫 회의에서 연준은 정책 반응 함수의 극적인 매파 전환을 시사했다"며 "달러가 주요 경쟁 통화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 강세의 가장 큰 희생양은 엔화였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달러당 160.8엔까지 올라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는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160엔 아래로 다시 밀려났다.

유로화도 달러 대비 1% 하락해 1유로당 1.148달러 수준으로 떨어졌고 파운드화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역시 연준의 매파적 메시지를 반영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약 13bp(1bp=0.01%포인트) 급등한 4.18%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지난해 2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앞으로 더 매파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BNP파리바의 캘빈 체 미국 전략 책임자는 "달러 위험은 이제 상방으로 기울어졌다"며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더 매파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컨베라의 케빈 포드 외환전략가는 워시 체제의 새로운 소통 방식이 최근 잠잠했던 외환시장 변동성을 다시 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워시의 연준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워시는 이번 회의에서 자신의 점도표 제출을 거부했고, 연준의 소통 방식과 대차대조표, 인플레이션 프레임워크 등을 재검토하기 위한 5개 태스크포스(TF) 출범도 발표했다. 워시 체제가 단순한 금리정책 변화가 아니라 연준 운영 체계 전반의 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