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하자 우주주 급락…"차익실현·자금이동"

스페이스X 시총 2조달러 돌파에도 로켓랩·버진갤럭틱 급락
"과열 우려에 차익실현"…일부는 스페이스X로 자금 이동 분석

스페이스X 로고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스페이스X가 상장 첫날 기업가치 2조달러를 돌파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다른 우주 관련 종목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페이스X는 19% 급등하며 시가총액 2조달러를 넘어섰다.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인 750억달러 기업공개(IPO)에 몰려들며 우주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를 확인했다.

반면 우주산업 관련 종목들은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약세를 나타냈다.

로켓랩과 플래닛랩스는 각각 10%, 8% 넘게 떨어졌고, 달 탐사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13% 폭락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경쟁업체인 AST 스페이스모바일도 15% 넘게 떨어졌다.

우주관광 기업 버진갤럭틱은 31% 추락했다. 버진갤럭틱은 전날 종목코드(SPCE)가 스페이스X(SPCX)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혼동하면서 20% 넘게 급등했지만 하루 만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더 내려갔다.

우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동반 하락했다. 프로큐어 스페이스 ETF, 아크 스페이스 앤 디펜스 이노베이션 ETF, 라운드힐 스페이스 앤 테크놀로지 ETF는 1~6% 내렸다.

올해 들어 우주 관련 종목들은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에 큰 폭으로 올랐다.

로켓랩과 플래닛랩스, AST 스페이스모바일 등 주요 우주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30~90% 가까이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위성통신, 우주관광, 우주 인프라 산업이 스페이스X 상장을 계기로 재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졌다.

영국 IG그룹의 크리스 보챔프 수석 시장분석가는 로이터에 "우주산업 전반이 강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차익실현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스페이스X에 대한 기대가 실제 사업가치보다 앞서 나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켓랩은 지난해 연매출이 약 6억달러에 불과하지만 시가총액은 최근 660억달러까지 치솟아 과열 논란이 제기돼 왔다.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를 편입하기 위해 기존 우주 관련 종목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웰스컨설팅그룹의 탤리 레거 수석시장전략가는 "기관투자자들이 스페이스X라는 초대형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기 위해 소규모 우주기업 지분을 정리하는 전형적인 자금 재배분(capital recycling)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는 상장 이후 나스닥100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아 패시브 자금 유입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우주기업에서 자금을 빼내 스페이스X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우주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 스토리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증시 데뷔가 장기적으로는 위성통신과 우주 인프라 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