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3월 초 이후 최저…미·이란 평화협상 기대감에 급락

호르무즈 해협 재개통 기대 커져…7월 말 공급 위기 분기점

11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변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떠 있다. 2026.06.1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의 평화 합의 기대감으로 전쟁이 시작된 3월 초 이후 최저로 내려왔다.

브렌트유가 12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3.05달러(3.37%) 하락해 배럴당 87.33달러에 마감하며 3월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84.88달러로 4월 1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유가 하락을 이끈 건 미·이란 평화 협정 기대감이다. 익명의 서방 소식통은 로이터에 미국과 이란이 이르면 이번 주 일요일인 14일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수 있으며, 제네바가 유력한 장소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파트너는 "이란이 미국과 MOU가 있다고 언급한 것이 시장 하락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MOU가 아직 서명되지 않았으며 내용이 바뀔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MOU 서명 후 60일 이내에 핵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에 대한 공습 위협을 철회했다.

PVM오일어소시에이츠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헤드라인이 또다시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 결국 합의가 이뤄지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설령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원유 흐름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전 세계 비축량은 계속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이란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봉쇄를 선언하고 통과하는 선박을 향해 발포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LNG 물동량의 5분의 1을 담당한다. 미군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상선의 통항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7월 말까지 원유 흐름이 재개되지 않으면 시장이 변곡점에 이를 것"이라며 "이 시점이 되면 재고 감소와 계절적 수요 강세가 맞물려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킬더프는 "합의가 이보다 더 적절한 시기에 올 수는 없다. 조금만 더 이어지면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공급 증가와 수요 약화를 반영해 2027년 브렌트유 평균 전망치를 배럴당 80달러로 낮췄다. 다만 OECD 상업용 석유 재고 비축과 공급 차질에 따른 안보 프리미엄이 더해져 2025년 평균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2026년 세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 97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