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공모가 135달러 확정…750억달러 조달한 '사상 최대 IPO'

기업가치 1조7700억달러…美 시총 7위 직행
머스크 지배력 유지·개인투자자에 30% 배정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로고의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 2022.12.19. ⓒ 뉴스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확정하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을 성사시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11일(현지시간) 5억 5556만 주를 매각해 총 750억 달러(약 113조 원)를 조달했다. 기업가치는 1조 7700억 달러로 평가됐다.

이는 2019년 사우디아람코가 기록한 256억 달러 규모 IPO를 크게 뛰어넘는 사상 최대 공모 규모다. 스페이스X 주식은 12일부터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상장과 동시에 스페이스X는 미국 증시 시가총액 7위 기업에 오르게 된다. 기업가치 기준으로는 JP모건체이스, 버크셔 해서웨이, 일라이릴리, 메타플랫폼스는 물론 머스크의 또 다른 회사인 테슬라까지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IPO는 여러 면에서 기존 월가 관행을 뒤집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페이스X는 전체 공모 물량의 30%를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했다. 대형 IPO가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일본과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는 개인투자자 청약 열풍이 일기도 했다.

또 일반적으로 IPO 공모가는 장 마감 이후 결정되지만 스페이스X는 뉴욕증시 거래가 진행 중이던 오후 3시께 공모가를 확정해 발표했다.

머스크는 상장 이후에도 절대적인 지배력을 유지한다. IPO 이후 머스크의 지분율은 82%로 유지된다.

"인류 역사상 최대 시장"…AI·스타링크 성장성 부각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와 위성 인터넷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회사 측은 최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다행성(multiplanetary) 시대를 여는 기술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전체 시장 규모(TAM)가 28조 5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매출 대부분은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서 발생한다. 스타링크는 전 세계 164개 국가와 지역에서 수백만 명의 개인·기업·정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최근 구글과 다년간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며 AI 컴퓨팅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와 통합한 이후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변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회사는 xAI의 초거대 AI 모델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의 실시간 데이터, 자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결합하면 강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으며 매출 규모 역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초대형 기술기업들과 비교하면 크게 뒤처진다.

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을 비롯한 경쟁사들이 우주 사업 상업화와 정부 계약 수주를 확대하면서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월가는 스페이스X 상장을 계기로 미국 IPO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IPO 조달 규모가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16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이스X에 이어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AI 기업들의 대형 상장도 대기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