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개미들, 스페이스X·오픈AI 투자 위해 '코인 우회로' 찾았다
스테이블코인으로 당국 자본통제 우회…실물주식 없는 '가짜 지분' 위험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스페이스X와 오픈AI 등 미국의 인기 비상장 기술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활용한 우회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엄격한 자본통제와 암호화폐 규제에도 투자자들은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상품을 이용해 미국 인공지능(AI)·우주기업 투자 열풍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은 위안화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를 구매한 뒤 이를 이용해 스페이스X, 오픈AI 등에 연동된 디지털 토큰을 매입하고 있다.
해당 토큰은 실제 주식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V)에 연결돼 있다고 주장하는 상품도 있지만, 단순히 기업 가치 변동만 추종하는 파생상품 형태도 적지 않다고 FT는 전했다.
중국에서는 개인의 해외투자가 연간 5만달러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된 바이낸스 같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투자 열기는 스페이스X와 오픈AI의 기업가치 급등과 맞물려 더욱 커졌다. 오는 12일 나스닥에 상장하는 스페이스X는 약 1조75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픈AI 역시 최근 비공개 IPO 신청서를 제출하며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중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비상장 기술기업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FT는 전했다. 중국 청두의 투자자 셰무얼 셰는 스페이스X 연계 토큰인 '프리스팩스(preSPAX)' 청약에 참여했지만 경쟁이 치열해 650달러짜리 토큰 0.019개만 배정받았다고 FT에 말했다.
그는 "실제 자산으로 뒷받침된 비상장 투자 상품에 참여하지 않으면 일반 투자자들은 이런 기회에 접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단기간에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후베이성 투자자 브렌던 리는 지난달 암호화폐 거래소 MSX에서 오픈AI 연계 상품에 1만2000달러 이상을 투자한 뒤 2주 만에 32% 수익을 올렸다고 FT에 말했다.
하지만 위험성도 적지 않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매입한 토큰이 실제로 스페이스X나 오픈AI 주식으로 뒷받침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실제 주식이 있다고 해도 비상장 기업들은 무단 지분 거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오픈AI는 지난해 "회사와 연동된 토큰화 상품을 승인하거나 참여한 적이 없다"며 일부 거래는 투자자에게 경제적 가치가 없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스타트업 앤트로픽도 지난달 성명을 통해 승인되지 않은 주식 이전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코넬대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FT에 "중국 금융시장의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미국 기술주 호황에 올라타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의 욕구가 강하다"며 "토큰화 투자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겠지만 상당한 위험도 함께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