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6주 만의 최저치에서 소폭 반등…美·이란 협상 불확실성
트럼프 수정안·이란 맞수정안…종전 협상 안갯속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불확실성 속에 6주 만의 최저 수준에서 반등했다.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재개방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양측이 핵심 쟁점에서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면서 유가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1일 아시아 오전장 초반 거래에서 브렌트유 8월물은 전장 대비 2.1% 오른 배럴당 93.07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7월물도 2.4% 상승한 89.48달러를 나타냈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으로 4월 중순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정 초안을 놓고 수정안을 주고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 반등했다.
양국은 현재 60일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를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협상 중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 프로그램 중단과 해협 완전 개방을 요구하는 추가 수정안을 제시한 반면, 이란도 자체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어 최종 합의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가까운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전날 "양측이 계속 수정안을 교환하고 있지만 미국과 이란 모두 최종적으로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며 협상 결렬 가능성도 언급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 여부가 단기적으로 유가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협상이 타결될 경우 유가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협상이 결렬되거나 군사적 긴장이 재고조될 경우 다시 급등할 수 있다.
최근 유가 하락에도 유가에는 아직 종전 가능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카고 소재 투자회사 카로바르 캐피털의 하리스 쿠르시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에 "최근 조정 이후에도 유가는 여전히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시장은 아직 평화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이 다소 낮아졌다고 판단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중동 전문 이코노미스트 함자 알 가우드는 "미국과 이란 모두 협상에서 핵심 레드라인을 양보하지 않고 있다"며 "유가는 앞으로도 새로운 발언과 보도에 따라 낙관론과 경계론 사이를 오가는 이른바 '성명 사이클(statement cycle)'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브렌트유는 올해 처음으로 지난달 월간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2월 말 전쟁 발발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5% 이상 높은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원유 시장 혼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상 운송 정상화는 아직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전쟁 발발 당시 페르시아만 안에 갇혔던 비이란계 대형 유조선 가운데 약 4분의 1만이 현재까지 해협을 통과해 빠져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선박들이 공격받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선주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선박 운항에 대한 위험이 여전히 매우 현실적"이라며 "해협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충돌도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25년 만에 최대 규모의 레바논 군사작전을 벌였으며,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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