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반등하면 팔았다…현물ETF 투자자들 "본전 되면 탈출"
ETF 평균 매입단가 8만3000달러 부근서 대규모 매도
"손실 회피 심리"…반등장이 오히려 매물벽으로 작용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할 때마다 오히려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가 쏟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진단했다. 미국의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이 본전 가격에 가까워질 때 손실을 피하기 위해 대거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인용한 암호화폐 정보업체 K33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최근 5거래일(13~19일) 동안 총 17억 달러 규모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ETF 출시 이후 9번째로 큰 주간 유출 규모다.
이번 매도가 우연이 아니라 비트코인 가격이 ETF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단가 근처인 8만3000달러에 접근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ETF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단가(cost basis)에 가까워질수록 대규모 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K33 리서치는 분석했다.
K33 리서치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투자자 평균 매입 가격 부근에서 거래될 경우 대규모 유출이 발생할 확률은 10%를 웃돌았다. 반면 가격이 평균 매입단가보다 충분히 높은 경우 이 확률은 약 3% 수준에 그쳤다.
베틀 룬데 K33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비트코인이 원가 수준에 접근할수록 대규모 자금 유출이 훨씬 흔하게 나타난다"며 "투자자들이 손실을 피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본전 심리'가 비트코인 반등장의 천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이 손익분기점에 가까워지면 손실 상태였던 투자자들은 탈출을 시도하고, 수익 상태였던 투자자들 역시 손실 전환을 피하기 위해 매도에 나선다는 것이다.
현물 ETF가 한때 가상자산과 전통 금융을 연결하는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투자자들이 더 효율적으로 시장에서 빠져나오는 출구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특히 8만3000달러 수준은 기술적으로도 중요한 가격대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의 200일 이동평균선은 대략 8만3000달러 부근에 위치해 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이 구간이 과거 약세장에서 반복적으로 저항선 역할을 해왔다고 분석했다.
한때 월가의 새로운 투자 자산으로 주목받았던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상승 동력이 크게 약해졌다. 비트코인은 2024년 현물 ETF 승인과 월가 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급등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개인 투자자 이탈과 기관 자금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약 7만70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는데 사상 최고치였던 12만6000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ETF 익스포저 축소가 두드러졌다. K33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 ETF 보유량을 2만6733개 줄인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1만9395개를 순매수했다.
기관 매도는 밀레니엄, 제인스트리트 등 대형 헤지펀드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차익거래(arbitrage) 수익률이 줄고 다른 투자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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