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자컴 투자…IBM 등 9개 기업 지분 투자 조건 보조금 20억달러

트럼프 "국가안보·수익 동시에"…전략사업 베팅

IBM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정부가 양자컴퓨팅 기업들에 직접 지분 투자에 나서며 전략 산업 개입을 한층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와 철강, 원자력, 희토류에 이어 양자컴퓨팅까지 사실상 국가 전략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는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 야후 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21일(현지시간) IBM 신규 벤처를 포함한 양자컴퓨팅 기업 9곳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소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총 20억달러 수준이다. 이 가운데 10억달러는 IBM이 뉴욕 올버니에 설립하는 양자칩 생산 벤처 '앤더론(Anderon)'에 투입된다. IBM은 "미국 최초의 양자칩 전문 생산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 지분은 IBM 본사가 아니라 별도 신설 법인에만 적용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또 글로벌파운드리스는 3억7500만달러를 지원받고 정부는 약 1%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디웨이브퀀텀(D-Wave Quantum), 리게티컴퓨팅(Rigetti Computing), 인플렉션(Infleqtion) 등도 각각 1억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정부는 이번 거래가 모두 "비지배적 소수 지분(minority, non-controlling equity stake)" 형태라고 설명했다.

시장 반응은 강했다. IBM 주가는 이날 7% 넘게 급등했고 일부 양자컴퓨팅 관련주는 20% 가까이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해 단순 규제 기관을 넘어 직접 투자자 역할까지 수행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국가안보와 공급망 재편을 명분으로 전략 산업에 적극 개입해왔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과정에서는 미국 정부가 특별 의결권인 '골든 셰어(Golden Share)'를 확보했고,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8%도 확보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발표된 인텔 투자 이후 인텔 주가가 급등하며 미국 정부가 평가차익만 수백억달러를 기록한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부분이다.

이번 양자컴퓨팅 투자 역시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과 국가안보가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양자컴퓨팅은 아직 상업화 초기 단계지만 암호 해독과 국방, AI 연산 등 차세대 전략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희토류 기업들에도 5~15% 수준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중국 의존도 축소에 나서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