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틀렸다"…워시 취임 앞 내부서 공개반발
바 연준 이사 "은행 복원력 약화·금융안정 위협 가능성"
워시 대차대조표 축소 구상 놓고 연준 내부 충돌 조짐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케빈 워시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취임을 앞두고 연준 내부에서 공개 반발이 터져 나왔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워시의 핵심 구상인 대차대조표(자산) 축소론을 겨냥해 "잘못된 목표"라며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14일(현지시간) 연준 웹사이트에 게재된 연설문에 따르면 바 이사는 이날 뉴욕대 머니마케터스 행사에서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는 잘못된 목표(wrong objective)"라고 직격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를 위한 "다양한 제안은 은행 시스템 복원력을 약화시키고 금융시장 기능을 저해하며 궁극적으로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바 이사는 경고했다.
금융규제 담당 부의장 출신인 바 이사는 직접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워시 차기 의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워시는 그동안 연준의 시장 개입 축소를 위해 현재 약 6조7000억 달러 규모인 대차대조표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과정에서 연준이 자산 규모를 과도하게 불려 금융시장 왜곡을 키웠다고 워시는 비판했다.
하지만 바 이사는 이날 연설에서 연준 자산 운영이 단순한 시장 개입 수단이 아니라 금융안정과 지급결제 시스템 유지의 핵심 기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준비금(reserves)은 금융 시스템에서 가장 안전하고 유동성이 높은 자산"이라며 "충분한 준비금 공급은 은행 시스템 안정성과 지급결제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에서 거론되는 유동성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바 이사는 "유동성 규제를 낮춰 은행들의 준비금 수요를 줄이자는 제안은 결국 은행의 자기방어 능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며 "2023년 은행 불안 사태를 보면 오히려 유동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교훈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희소 준비금(scarce reserves) 체제로 돌아가는 것은 말 그대로 금융시장 변동성과 연준 개입을 더 늘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시가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보다 작은 대차대조표·시장친화형 연준 운영 방식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워시의 구상에 대해서는 월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급격한 대차대조표 축소가 단기자금시장 불안을 촉발해 긴축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 미국 레포(repo) 시장 금리 급등 사태 역시 준비금 부족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레포는 금융기관들이 국채를 담보로 하루 단위 자금을 조달하는 핵심 단기금융시장이다.
바 이사는 "연준의 발자국(footprint)을 단순히 자산 규모로만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오히려 일부 제안들은 연준의 시장 개입을 더 자주 필요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날 워시와 직접 만났다고 밝히며 "워시가 연준에서 좋은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바 이사는 현재 미국 경제 최대 위험으로 인플레이션을 지목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다소 취약하다는 점도 주시하고 있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을 위험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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