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0.7% 하락 '숨고르기'…물가·유가 압박에 혼조[뉴욕마감]

반도체주 숨고르기에 필라반도체지수 3% 급락
美 CPI 예상 상회·WTI 102달러 돌파에 긴장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 증시가 예상보다 높은 물가 지표와 중동 긴장 고조 속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끌었던 반도체주 랠리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나스닥 지수는 하락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6.09포인트(0.11%) 오른 4만9760.56에 마감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88(0.16%) 내린 7400.96, 나스닥종합지수는 185.92포인트(0.71%) 하락한 2만6088.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기술주 중심의 랠리가 주춤했다. 특히 AI 열풍을 이끌었던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이며 시장 부담으로 작용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이날 3% 넘게 급락했다. 다만 연초 이후 상승률은 여전히 60%를 웃돌고 있다.

전날 증시 급등을 이끌었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이날 4% 넘게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최근 한 달 동안 50% 이상 급등한 상태였다. AMD와 퀄컴도 각각 3%, 11%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AI 관련주 과열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프라캡의 제이 해트필드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에 "실적 시즌에는 탐욕이, 이후에는 공포가 나타난다"며 "시장이 이제는 평탄화(flatten out)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심리를 압박한 또 다른 요인은 물가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7%를 웃도는 수준으로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6%였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4% 넘게 급등하며 배럴당 102달러를 돌파했고 브렌트유도 107달러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을 두고 "생명유지장치(on life support)에 의존하고 있다"고 표현하며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된 영향이다. 이란 역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제재 해제, 전쟁 배상 등을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글로벌트인베스트먼트의 토머스 마틴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 누적될 것"이라며 "휘발유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에게 점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도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오는 12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30% 이상 반영하기 시작했다. 전날 21.5% 수준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이날 미국 상원은 케빈 워시 연준 이사 지명을 승인했다. 시장에서는 워시 체제에서도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어질 경우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