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유력' FOMC 균열 주목…워시 체제 앞 통화정책 방향 시험대
30일 새벽 3시30분 파월 의장 기자회견…'마지막 FOMC' 주재
매파-비둘기파 충돌 가시화…금리경로·물가 판단·AI까지 복합 변수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9일(현지시간)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유력시되지만 내부에서는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번 회의는 향후 연준이 매파 중심 기조를 유지할지 혹은 정치적 압력 속에서 정책 변화를 맞을지 가늠할 중요한 힌트들이 나올 수 있다. 금리 결정 발표는 한국시간 30일 오전 3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3시 30분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현재 3.50~3.75%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을 포함한 다수 위원들이 현재 금리 수준을 "적절하다(well-positioned)"고 판단한다.
금리 수준보다는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의 정책 기조가 향후 논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29일 워시 후보의 인준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번 회의는 파월 의장의 임기 5월 중순 만료를 앞두고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케빈 지명자는 6월 16~17일 열리는 다음 FOMC 회의부터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FOMC 내부 구도는 단순하지 않다. 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19명의 정책위원 가운데 약 절반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며, 약 3분의 1은 중도, 단 3명만이 단기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비둘기파로 나타났다.
FOMC의 이 같은 구도는 향후 정책 경로를 둘러싼 내부 충돌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실제로 워시는 인준 청문회에서 "정책 테이블에서 좋은 가족 싸움(good family fight)을 원한다"고 밝혀, 통화정책을 둘러싼 공개적 논쟁을 예고했다.
이번 회의의 핵심은 단기 결정이 아니라 향후 방향성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매파 위원들은 오히려 다음 조치가 인상일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수준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위원회 구성상 이를 지지하는 의견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워시 역시 과거와 달리 최근 청문회에서는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명확히 지지하지 않으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시장과의 불필요한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지침)를 피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연준의 정책 판단은 여전히 물가에 좌우된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3%대 초반에서 정체되고 있으며,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재상승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워시는 인플레이션이 "일부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 물가 지표로 연준이 중요시하는 PCE보다 트리밍 평균 지표가 인플레이션 추세를 가늠하는 데 더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트리밍 평균 지표는 가장 급격하게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가격을 제외하며 3월 수치는 2.3%로 연준 목표 2%에 더 가깝다.
하지만 다수 위원들은 관세 정책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이유로 물가 둔화가 멈췄다고 보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를 둘러싼 인식 차이는 향후 정책 논쟁에서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장은 표면적으로는 안정적이다. 실업률은 4.3% 수준으로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워시 역시 "완전고용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고용 증가세 둔화와 채용 감소 등 구조적 약화 신호도 존재해 일부 비둘기파 위원들은 경기 하방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달 초 "채용과 실직자 수 모두 낮은 수치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시작으로, 노동시장의 취약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말했다.
인공지능(AI)은 새로운 정책 변수로 부상했다. 워시는 AI가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금리 인하 여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일부 위원들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 생산성이 급증하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위험 없이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AI는 금리인하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워시의 논리다.
하지만 시기가 관건이다. 장기적으로는 거대한 공급 충격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비용 증가로 물가상승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또 AI가 노동시장에 끼칠 영향에 대한 분석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에서도 금리에 미칠 장기적 파장은 불분명하다.
워시는 금리 정책과 함께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지만, 다수 위원들은 이를 별개 정책으로 보고 있어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워시는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면 단기 금리를 인하할 여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견해에 공개적으로 동조한 연준 위원은 지금까지 단 한 명뿐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연준 위원 대다수는 위기 상황을 제외하고는 대차대조표에 대한 논의가 금리 정책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고 대차대조표 변경은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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