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타 AI기업 인수 차단…트럼프 방중 앞 '기술 갈등' 돌출
中출신 싱가포르 스타트업 '마누스'…메타, 지난해 12월 3조원에 인수
中당국 "인수 철회하라" 이미 끝난 거래 제동…AI 인재·기술 유출 차단 의지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 당국이 미국 빅테크 메타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누스(Manus) 인수 거래를 철회하라고 명령하면서 미중 기술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의 이번 명령은 오는 5월 14~15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및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단순한 인수합병(M&A) 규제를 넘어 AI 기술과 인재 유출을 막으려는 중국의 전략적 통제 의지를 드러낸 사례가 될 수 있다.
중국의 조치가 인수 거래가 지난해 12월 완료된 이후 나왔고 마누스가 중국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이지만 본사가 이미 싱가포르로 이전됐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28일 지적했다.
이번 결정은 중국의 핵심 권력기관인 국무원에서 경제 정책과 산업 전략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내린 것으로, NDRC는 메타가 20억 달러(약 3조 원)에 인수한 마누스 거래를 철회할 것을 명령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마누스는 지난해 7월 중국 지사를 폐쇄하고 이미 직원들도 싱가포르에 있는 메타 사무실로 이동했으며, 경영진도 메타의 AI 조직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소식통은 마누스의 소스코드가 이미 메타에 공유됐고, 미국 기업의 서비스에 통합된 상태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중국 본토에서 중국 인프라를 활용해 성장했고 중국 출신 인재와 기술, 지식재산권이 관련된 만큼 국가안보 차원의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본질은 중국 기업인데 이른바 '싱가포르 워싱(Singapore-washing)'으로 규제를 회피하려 했다고 본다.
마누스의 공동창업자 샤오 홍 최고경영자(CEO)와 지 이차오 수석과학자는 지난 3월 규제 당국과의 협의를 위해 베이징으로 소환된 뒤 출국 금지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분석가들은 이미 완료된 거래에 대해 당국이 이례적으로 무효화 조치를 내린 점에 주목하고 있다.
로펌 윌슨 손시니의 첸 웨이헝 중화권 총괄 책임자는 로이터에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국경을 넘는 기술 거래에 대한 강력한 관할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의 국가보안 심사 승인이 모든 기술 거래의 필수적인 '거래 종결 조건(Closing Condition)'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룬로펌의 칼 리 파트너 또한 링크드인을 통해 "규제 당국은 이제 대상 기업의 소재지뿐만 아니라 기술의 기원, 연구개발(R&D) 인력의 국적, 과거 중국 사업 이력 등 모든 요소를 심사할 것"이라며 "단순 M&A가 아닌 국가안보와 직결된 기술 이전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마누스 직원 일부는 싱가포르 사무실로 이전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거래 철회 과정에서의 원상 복구 여부와 형사 처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안쿠라 차이나 어드바이저스의 알프레도 몬투파르-헬루 상무이사는 "AI는 현재 미·중 양국 간 전략적 경쟁의 핵심 전장"이라며 "중국은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라고 판단되는 자산에 대해서는 외국 기업의 어떠한 인수도 막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메타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해당 거래는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했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중국 당국의 조사 결과가 원만하게 결론 나기를 기대한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사태는 다음달 중순 베이징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감한 기술 분야에서 해외 자본 유치를 고민하는 중국 스타트업들에게는 중국 당국의 승인 절차를 무시한 우회 탈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경고하는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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