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기준금리 0.75% 유지…중동 리스크에 3연속 동결(종합)

유가 급등에 신중 모드…성장률 하향·물가 상향
금리 동결 6대 인상 3 표결로 매파 압력 확인

일본 도쿄에 있는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과 MUFG 은행 본사 앞 간판을 한 보행자가 지나가고 있다. 2021.9.22.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은행(BOJ)이 중동 정세 불안과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 목표를 0.75%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금리 인상 이후 세 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번 결정은 9명 정책위원 가운데 6대 3 표결로 이뤄졌으며, 반대 측은 정책금리를 약 1.0% 수준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일본은행 내부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요구하는 매파적 시각이 점차 힘을 얻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은행은 이번 전망에서 2026 회계연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4~0.7%로 제시했으며, 2027년과 2028년은 각각 0.6~0.8%, 0.7~0.8%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2026년 0.8~1.0%) 대비 하향 조정된 수준이며, 2027년 성장률은 기존 전망과 대체로 비슷한 흐름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신선식품 제외)은 2026년 2.8~3.0%로 제시돼 이전 전망치(1.9~2.0%)보다 크게 상향됐으며, 2027년과 2028년은 각각 2.3~2.4%, 2.0~2.2%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률은 낮아지는 반면 물가 상승 압력은 커지는 구조로,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정책 환경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금리 동결은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일본 경제와 물가에 미칠 영향을 아직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이날 공개한 성명에서 "경제·물가 전망에서 유가 상승이 기업 이익과 가계 실질소득을 압박해 성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원자재 가격 급등이 물가를 밀어올리는 동시에 내수를 위축시키는 이중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일본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2%대를 웃돌겠지만, 향후에는 점진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위원회 내부에서는 금리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도 있었지만, 다수는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완화적 금융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당분간 데이터 확인 기조를 유지하며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을 늦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리 동결 이전 오스트레일리아 은행(NAB)의 외환 전략 책임자 레이 애트릴은 로이터에 "이달 초까지만 해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그 확률이 5% 미만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정책 정상화 경로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오후 3시30분 기자회견을 통해 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