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결제 비중 51.1% '사상 최고'…전쟁이 키운 기축통화 위상

이란 전쟁에 안전자산 쏠림…"탈달러 아닌 다각화"

미국 달러 지폐와 석유 및 석유 드럼통 모형 일러스트. 2023.06.0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란 전쟁의 영향이 모두 반영된 지난달 세계 무역에서 미국 달러의 기축 통화 위상은 더 공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블룸버그가 인용한 글로벌 은행 결제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 세계은행간금융통신협회) 자료에 따르면 3월 국제 거래에서 미국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51.1%로 전월(49.2%)에서 늘어나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거래 데이터 수집 방식을 개정한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로는 SWIFT를 통한 거래 비중이 약 21%를 차지한 달러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영국 파운드, 일본 엔, 중국 위안, 캐나다 달러 순이었다.

조이스 창 JP모건 애널리스트는 21일 보고서에서 "지난해에 나타난 달러 약세가 자본시장에서의 달러의 준비통화 또는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약화시키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달러지수는 8% 하락해 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지만 2월 말 시작된 미국 이란 전쟁 이후로는 0.8% 상승했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공습을 감행한 이후 외환시장의 거래는 유례없이 요동쳤다. 전쟁으로 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 매도세가 확산되고 유가가 급등하는 한편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보인다.

창 애널리스트는 "완전한 탈달러화보다는 다각화라는 더 광범위한 추세를 목격하고 있다"며 "데이터상으로는 광범위한 탈달러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위프트 데이터는 하루 9조 5000억 달러 규모의 외환 시장 전체를 모두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몇몇 주요 러시아 은행들은 스위프트에서 퇴출됐다.

또한 스위프트는 통화별 거래 활동을 측정하지만, 이 수치는 은행 간 자금 흐름의 근본적인 방향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중국은 스위프트와 유사한 CIPS라는 자체 국경 간 은행 간 결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CIPS는 2015년 도입 이후 확산 속도가 제한적이었고, 글로벌 은행들의 채택도 점진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