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세계은행·IEA "에너지 사재기·수출통제 자제…안전지대 없다"
호르무즈 봉쇄 속 공동 대응 강화…"역대 최악 에너지 교란"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각국에 에너지 사재기와 수출 제한 조치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충격이 이미 사상 최대 수준에 달한 상황에서 각국의 보호주의 대응이 시장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이날 IMF·세계은행 수장들과의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국가들이 에너지 재고를 축적하고 수출 제한을 도입하고 있다며 "모든 국가가 재고를 시장에 흘려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국가는 언급하지 않았다.
비롤 사무총장은 앞서 행사에서도 이번 충돌이 "역대 최악의 글로벌 에너지 교란"을 초래했다며 현재까지 중동 지역에서 80개 이상의 석유·가스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규모는 막대하며 일부 국가는 더 큰 타격을 받겠지만, 어느 나라도 이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도 "수출 제한은 시장의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태평양 일부 국가들이 에너지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고는 미국이 이란 항구를 출발하는 선박을 봉쇄하고, 이란이 걸프 지역 항구에 대한 보복을 시사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의 조기 정상화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제 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IMF, 세계은행, IEA는 공동 대응을 지속하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중동 전쟁 이후 국제 유가는 약 50% 상승했으며, 천연가스와 비료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식량 안보와 고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함께 행동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에너지 공급이 정상화되더라도 시장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IMF와 세계은행은 이번 사태를 반영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물가 전망은 상향할 것으로 예고했다. IMF는 14일 새로운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IEA는 이미 비축유 약 4억 배럴을 방출했으며, 추가 방출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비롤 사무총장은 "현재 방출량은 전체 비축량의 20%에 불과하다"며 "필요할 경우 즉각 추가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