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규모 주목…하루 135척 원상회복 미지수
해협 안팎 유조선 대기 속 유가 수준 가를 핵심 변수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했지만 세부 조건에 대한 양측의 해석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얼마나 정상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양측은 7일(현지시간) 2주 휴전과 함께 이란 측 10개 조항을 기초로 일부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핵심 조건에 대한 입장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실제 이행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이 밝힌 10개 항의 제안은 △이란군과 조율하에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된 통과 △친이란 저항 세력에 대한 전쟁 종료 △역내 모든 미군 전투부대 기지 철수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과 프로토콜 △이란에 전쟁 피해 배상 △모든 제재 해제 및 유엔 결의 종료 △해외 동결 자산 해제 △모든 사항을 강제력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로 승인이다.
반면 백악관은 10개 항 제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를 "협상을 위한 실행 가능한 기반"이라고만 설명했다.
해협 통행과 관련해 이란은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군과의 협조"와 "기술적 제한"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통행이 완전한 정상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따라서 단순한 휴전 선언보다 실제 선박 통과 규모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해협 양측에는 통과를 기다리는 유조선과 상선이 대거 대기 중이다.
전쟁 이전에는 하루 약 135척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지만, 단기간 내 이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동 전쟁 이후 이란의 공격과 통제로 해협 통행이 사실상 제한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은 큰 충격을 받아왔다. 전 세계 원유와 가스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동한다.
향후 통행 재개 속도와 조건에 따라 유가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통행이 제한적으로 재개될 경우 공급 차질이 이어지며 유가 상승 압력이 유지될 수 있다. 전쟁 이전 70~80달러대였던 유가는 중동 충돌 이후 100달러를 웃돌며 급등했고 2주 휴전 소식에 95달러선으로 전쟁 이전에 비해 30%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윌리엄벅의 베사 데다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이번 휴전은 첫 번째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정유시설과 인프라 복구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휴전 발표 이전 이란은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이란은 해당 수익을 전쟁 피해 복구에 활용할 계획으로 선박당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 원)의 통행료 부과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관련 법안을 추진하는 등 해협 통제 권한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자유는 원래 국제법상 보호되는 원칙이다. 유엔해양법협약은 공해와 공해를 연결하는 해협에서 선박의 '통과 통항권(transit passage)'을 보장하고 있으며, 연안국이 이를 제한하거나 요금을 부과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미국은 해당 협약을 비준하지 않았지만, 규범 형성 과정에 참여했으며 해군을 통해 사실상 통행 자유 원칙을 유지해온 핵심 국가로 평가된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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