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값 급등…미국 기업은 초과이익, 전세계 소비자는 가격 압박

亞·유럽 나프타 의존에 비용 압박 vs. 미국 셰일가스 기반 수익 확대
중동 전쟁 여파 가격 인상 소비재로 전이…인플레 부담 전 세계 확산

이란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자 오만 무스카트항 인근에 루오지아산 유조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원료 가격 급등이 플라스틱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지역별 기업 사이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미국 기업은 수익성을 확대하는 반면 아시아와 유럽 기업은 비용 압박을 받는 구조다. 그러나 가격 인상이 소비 단계로 전이되면서 부담은 결국 전 세계 소비자에게 고르게 전가되고 있다.

플라스틱 4년 내 최고…호르무즈 봉쇄로 나프타 수급 비상

로이터에 따르면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주요 플라스틱 가격은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중동 분쟁 이후 원유 및 원료 가격 상승을 반영한 영향이다.

플라스틱은 자동차 부품부터 장난감, 포장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플라스틱은 원유에서 추출된 나프타를 원료로 생산되며, 유가 상승이 곧바로 제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은 나프타 기반 생산 비중이 높아 이번 원가 충격에 직접 노출돼 있다.

중동은 전 세계 폴리에틸렌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공급지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흐름이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압박을 받고 있다. 라보뱅크에 따르면 매년 약 200억~250억 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제품이 이 지역을 통과한다.

케미칼마켓의 조엘 모랄레스는 로이터에 "중동 공급이 막히면서 기업들이 훨씬 높은 가격에 대체 수지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봉쇄로 하루 약 120만 배럴 규모의 나프타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아시아·유럽 마진 압박…미국은 수익성 확대

아시아와 유럽의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은 원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탓에 비용 상승과 마진 압박을 동시에 겪고 있으며, 물류 차질까지 겹치면서 비용을 가격에 전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미국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미국 내 플라스틱 생산은 천연가스 기반 원료 비중이 높아 나프타 가격 급등의 영향을 덜 받는다. 이에 따라 북미 생산업체들은 가격 인상 여력을 바탕으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라이온델바젤의 아구스틴 이즈키에르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며 북미 시장의 경쟁 우위를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생산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나서며 수익성을 확대하고 있다.

가격 인상 소비재로 전이…인플레 압력 확대

하지만 가격 상승 부담은 지역, 국가와 무관하게 전 세계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화학 제조업체인 셀라네즈는 엔지니어링 소재 및 아세틸 제품군 전반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으며, 다우 역시 3월과 4월에 폴리에틸렌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BASF와 와커케미 같은 유럽 기업들도 원자재 및 운송비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인도 생수업체 비슬레리는 제품 가격을 11% 인상했으며, 에콜랩은 4월부터 에너지 할증을 부과할 예정이다.

플라스틱 가격 상승이 소비재 전반으로 확산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충격은 원가 상승이 지역별 기업 실적에는 차별적으로 반영되는 반면, 최종 소비자에게는 보편적으로 전이되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