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나비효과' 위험…유가 130달러·美핵심물가 4% 가능"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 "유가 충격 글로벌 경제 파급"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란 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를 일으켜 인플레이션을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경제 전문매체 포춘에 따르면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최근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중동 전쟁이 세계 경제 전반에 연쇄적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작은 사건이 예상치 못한 큰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혼돈이론의 '나비효과'처럼 전쟁이 에너지 시장을 통해 광범위한 경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웡크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전쟁이 몇 주간 이어지며 호르무즈 해협이 일정 기간 봉쇄되는 '기본 시나리오'와 전쟁이 3~6개월 지속될 '장기 시나리오'다. 기본 시나리오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말쯤 군사 행동을 완화하면서 유가는 다소 안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생산시설 피해로 '리스크 프리미엄'이 남아 기본 시나리오상으로도 유가가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장기 시나리오의 경우 중동 원유 생산과 인프라가 크게 훼손되며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을 수 있다. 전쟁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유가는 거의 1년 가까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도 다시 상승할 수 있다. 스웡크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 핵심 인플레이션이 연말에 4.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도 2026년 4분기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3%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2월 핵심 인플레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이미 여러 취약 요인에 직면해 있다. 최근 고용 시장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의료 분야에서도 채용 증가세가 약해지고 있다. 소비 역시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커지면서 신중해지는 모습이다.
스웡크는 특히 유가 충격이 재정 정책과 맞물릴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석유 생산은 전등 스위치를 켜고 끄듯 쉽게 조절할 수 없다"며 생산이 중단되면 다시 정상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다시 자극될 경우 기준금리 인하는 2027년 초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성장률에도 부담이 예상된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2026년 하반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 아래로 떨어질 수 있고 전쟁이 길어질 경우 2026년 3분기 성장률은 1%, 4분기는 1.4% 수준까지 둔화할 수 있다고 스웡크는 전망했다.
스웡크는 "취약한 경제 시스템에서는 작은 변화가 예상보다 훨씬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중동 전쟁이 세계 경제에 광범위한 파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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