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월 소비자 인플레 둔화에도 이란 전쟁 이후 유가 압박 우려

전월 대비 0.3%, 근원 CPI 0.2% 상승...전쟁 이후 물가 압력 확대 우려

워싱턴 DC의 한 주유소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는 전반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번 지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중동 전쟁으로 급등한 유가가 향후 물가 경로를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1월 상승률(0.2%)보다 소폭 높아졌지만 시장 예상에는 부합하는 수준이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2.4%로 1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1월(0.3%)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전년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2.5%로 집계됐다.

이번 물가 상승은 주거비와 식품, 휘발유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거비 지표인 '자가주택 임대료 환산(OER)'은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1월과 같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실제 임대료 상승률은 0.1%로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0.8% 상승하며 두 달 연속 하락세에서 반등했다. 식품 가격도 0.4% 상승했는데 사탕과 껌 가격이 3.7% 급등했고 과일·채소 가격은 1.4%, 무알코올 음료 가격은 0.8% 올랐다. 반면 유제품 가격은 0.6%, 곡물과 제과류 가격은 0.2% 하락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도 이어지고 있다. 전기요금은 월간 기준으로는 소폭 하락했지만 전년 대비 4.8% 상승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가정용 가스 요금도 전월 대비 3.1% 상승했고 전년 대비 상승률은 10.9%에 달했다.

다만 이 같은 물가 지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말 이란을 공격하기 이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후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미국 휘발유 가격도 전쟁 이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자산관리의 엘런 젠트너 수석 경제전략가는 로이터에 "평소라면 안정적인 물가 지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겠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유가 급등이 겹친 현재 상황에서는 시장이나 연방준비제도(Fed)에 큰 의미를 갖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셧다운에 따른 통계 왜곡과 무역정책 변동성,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등 비정상적인 환경 속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물가 흐름의 핵심 변수로 에너지 가격을 꼽는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휘발유와 운송비, 항공료 등 광범위한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급등세가 다음달 발표될 물가 지표에서 상승률이 크게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