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호위' 오보에 유가 20% 급락 후 반등…90달러 하회

미 에너지장관 게시글에 장중 77달러 이하로 폭락
백악관 "추가 군사옵션 검토" 소식에 다시 급등세

이란 수도 테헤란 메흐라바드 국제공항 인근 아자디 타워 주변에서 공습으로 인한 화염이 일고 있다. 2026.03.07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란 전쟁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의 엇갈린 발언이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의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틀째 계속됐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관련 잘못된 발표가 나오면서 유가가 급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드러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원유 선물가격은 이란 전황과 트럼프 행정부의 메시지 혼선 속에서 급등락을 반복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 인도분 선물은 장중 한때 배럴당 77달러 이하로 떨어지며 20% 가까이 급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12% 떨어진 배럴당 83.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아시아 거래로 넘어와 11일 오전 7시 49분 기준 다시 6% 뛰며 배럴당 88.45달러로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도 ICE선물거래소에서 장중 급락 후 반등해 전날 대비 11.3% 하락한 87.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호위했다고 게시했다가 이후 삭제했다. 라이트 장관의 게시물에 유가는 20% 폭락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후 실제로 그런 작전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백악관은 대신 미군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방해할 경우 대응하기 위한 추가 군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가 군사옵션 검토 소식에 유가는 다시 급등세를 나타내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같은 날 여러 차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올리며 시장 혼선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다는 보고는 없다고 말했지만, 이후 이란이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는 폭발물을 제거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미군이 기뢰 설치 선박을 겨냥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기뢰 설치에 사용된 선박 10척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정가와 금융시장에서는 이런 상반된 메시지가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 내부에서도 전쟁 전망에 대해 엇갈린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군사 목표가 대부분 달성됐다고 말하며 조기 종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미 국방부는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서 가장 강력한 공습을 진행하고 있다며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적이 완전히 패배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동 에너지 공급 차질도 확대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통항이 제한된 상태이며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들도 생산을 줄인 상태다. 또 UAE 최대 정유시설인 루와이스 정유공장은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사우디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사태를 "중동 석유·가스 산업이 직면한 최대 위기"라고 평가했다.

컨설팅업체 IIR에 따르면 현재 걸프 지역에서 약 190만 배럴 규모의 정제 능력이 중단된 것으로 추산된다.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안전하게 보장되지 않을 경우 향후 2주 동안 최대 하루 1200만 배럴의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hinkirim@news1.kr